[#꿀잼여행] 강원권: "산불 상처 빨리 아물기를"…동해안 따라 기부천사 여행

입력 2019-04-12 11:00  

[#꿀잼여행] 강원권: "산불 상처 빨리 아물기를"…동해안 따라 기부천사 여행
화마 덮친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지역경제 휘청…"여행이 곧 사랑입니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지난 4일 강원 동해안 산림 곳곳을 태운 산불은 지역 주민들의 마음도 함께 할퀴고 지나갔다.
전국에서 날아든 온정이 이재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있지만 움츠러든 지역 관광 경기는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푸른 해변 곳곳에 맛과 멋이 가득한 동해안을 따라 사랑의 기부 천사가 돼보는 것은 어떨까.

◇ 실향민 애환 담은 아바이순대…아스라이 보이는 금강산 자락
속초에는 우리나라 유일한 실향민 집단 정착촌인 아바이마을이 있다. 고향을 잃은 이들은 반세기 훨씬 넘도록 이곳을 지켰다.
실향민들이 삶을 잇기 위해 차렸던 음식은 속초의 대표 먹거리가 됐다.
바로 '아바이순대'와 '함흥냉면'이다.



함경도 주민들이 즐겨 먹던 아바이순대는 원래 돼지 창자 대신 명태에 찹쌀·선지·무청 등을 넣어 만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돼지고기가 흔해지고 명태가 귀해지자 돼지 창자로 만든 순대가 널리 퍼졌다.
아바이순대는 소창을 쓰는 일반 순대와 달리 대창으로 만든다. 큼직하고 쫄깃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새우젓 대신 가자미식해나 명태식해를 곁들여도 맛있다.
함흥냉면은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속초에 터 잡으며 고향에서 먹던 농마(녹말의 북한말) 국수를 팔면서 퍼져나갔다.
속초 함흥냉면의 특징은 면에 감자 전분 대신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고 명태회를 고명으로 올린다는 것. 평양냉면의 삼삼한 맛보다 자극적이고 매콤해 구미를 당긴다.
그래도 배가 가득 차지 않았다면 속초관광수산시장 내 닭전 골목을 들러 닭강정을 맛보는 것도 좋다.



속초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금세 고성에 닿는다. 길의 끝에는 우리 역사의 어제와 오늘, 내일이 닿아 있는 통일전망대가 있다.
고성 현내면 명호리 통일전망대에 올라서면 북한 땅이 눈에 들어온다.
금강산 끝자락인 해금강 말무리반도와 낙타봉이라는 병명이 붙은 구선봉이 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에는 외금강 지역의 기암괴석도 구경할 수 있다.
전망대 너머로는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도로가 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언젠가 저 길을 따라 금강산을 여행하는 즐거운 상상에 빠진다.



◇ 강릉 전통시장서 배 채우고 동해 논골담길 떠나볼까
강릉 중앙·성남시장은 영동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이다.
신선한 제철 농수산물 등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먹자골목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닭강정부터 수제 어묵 크로켓, 아이스크림 호떡, 각종 튀김 등 입소문을 탄 먹거리들이 즐비해 이를 맛보려는 시민들이 가득하다.
먹자골목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맛본 닭강정의 매콤달콤 고소한 맛은 금세 만족을 준다.



중앙·성남시장 바로 옆은 애물단지 폐철도에서 문화·관광·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월화거리'다.
월화거리는 강릉 고유 설화이자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무월랑과 연화 부인'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주요 테마로 정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월화거리를 따라 오르다 만나는 월화교에서는 바다와 대관령, 도심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월화거리가 생기면서 철도를 따라 들어선 먹거리 풍물시장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잠시 붙든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음식점 앞 간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감자떡, 메밀전병, 부침개 등을 먹으며 가볍게 막걸리 등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
동해시에는 묵호항을 배경으로 살아온 주민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엿볼 수 있는 '논골담길'이 있다.
묵호항 뒤편 언덕은 슬레이트와 양철 지붕을 얹은 집들로 빼곡하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 사이로 가파르고 좁은 벽화 골목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묵호 등대마을은 뱃사람들과 시멘트 무연탄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만들어진 곳이다.
담 사이로 이어진 길이 좁고 길어 미로와 같다.



논골담길은 묵호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박한 담화가 그려져 있는 골목이다.
벽화는 1941년 묵호항 개항, 산 비탈면 판잣집, 어부의 애환, 지천을 이루던 명태·오징어 등 마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논골은 30년 전까지만 해도 명태와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대표 항구마을이었다.
하지만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2만 명에 달하던 묵호 사람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 현재 4천여 명만이 남아 있다.
이에 동해문화원이 마을에 온기를 불어넣고자 문화체육관광부에 '묵호등대담화(談畵)마을 논골담길'을 신청해 벽화 골목이 만들어졌다.
작고 가파른 골목길 구석구석에는 묵호항을 배경으로 살아온 주민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하며 동해안으로 향하는 것도 좋지만 44번 국도를 따라 인제에 잠시 들르는 것도 추천한다.
겨우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맛이 든 황태가 구이, 찜, 해장국 등으로 변해 관광객을 맞이한다.


yang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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