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원유제재 예외 연장 안할 것"…국제유가 급등(종합)

입력 2019-04-22 15:42   수정 2019-04-22 15:44

"美, 이란 원유제재 예외 연장 안할 것"…국제유가 급등(종합)
美언론 "폼페이오 국무 발표 예정" 일제히 보도
"트럼프, 이란 원유수출 '0' 추진…강경파 승리"
국제유가 최대 3.3% 급등…3월 일평균 중국 61만·한국 38만배럴 수입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이 이란산 원유 제재와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8개국에 대해 내달 2일 만료되는 한시적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에 대해 강경책을 구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주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면서 압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보도 직후 국제유가는 6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4명의 말을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2일 오전 이들 국가를 이란산 원유 제재에서 면제해 주는 조치를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P통신도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과 한국, 터키와 같은 동맹국을 포함한 5개국에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더는 면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태세라고 3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11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면서 중국과 인도, 일본, 한국,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대만에 내달 2일까지 180일간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다.
이후 대만과 그리스, 이탈리아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아예 중단했으나 중국과 인도 등 5개국은 상당량 수입을 계속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제재 예외국 정부들은 이 조치를 연장받으려 미 정부와 협의해 왔다.
미 정부가 이들 5개국 일부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서서히 줄일 추가 시간을 줄지, 아니면 바로 내달 3일부터 당장 수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의 제재를 적용할지는 명확하지는 않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번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렸으며 이란에 대한 압박을 늘리려는 의도에 따른 결정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번 미 정부의 결정이 이미 허용된 수출 물량마저 완전히 중단한다는 의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 2명은 이 신문에 서서히 중단하는 유예 기간을 둔다면 이미 구매하거나 구매에 합의한 원유를 인도받는 기간을 허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어떤 방식으로 이행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들 매체에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정부가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던 8개국 모두에 대해 예외 조치를 연장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의 유조선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중국은 하루 평균 61만3천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으며 한국은 38만7천 배럴로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인도가 25만8천 배럴, 일본이 10만8천 배럴, 터키가 9만7천 배럴로 뒤를 이었다.
22만6천 배럴은 행선지가 확인되지 않았고 유럽 국가에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무했다.
이번 미국의 결정은 이들 국가의 관련 업계에 충격을 줄 수 있고 세계 원유시장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보도 직후 급등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물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정오께 배럴당 74.31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3% 급등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9% 오른 65.87달러까지 올랐다.
모두 지난해 10월 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 2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공급 감소분을 상쇄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자 이란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해 이번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미국의 결정은 원유 제재 예외가 남아 있는 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해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강경파에 한 차례 승리를 안기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동안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의 고삐를 죌지, 치솟은 유가를 잡을지 딜레마 속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으며 미 의회에서는 대이란 강경파가 트럼프 정부에 제재 예외 철회를 요구해 왔다.
유가 상승은 여론을 악화할 수 있어 선거철에 크게 부담이 되며 한국과 일본과 같은 주요 동맹국과 중국, 인도 등 경제 규모가 큰 국가와의 관계 설정에도 민감한 요인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하반기 공급과잉 논란 속에 급락했다가 올해 들어 석유수출국기구(OPEC)·비OPEC 주요 산유국 감산과 베네수엘라, 리비아 등 산유국들의 정정 불안 등으로 30∼40%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 와중에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국제유가에 중요한 변수가 돼 왔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시장정보업체 리피니티브 아이콘 등의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 미만으로, 지난해 5월 미국의 제재 복원 방침이 발표되기 이전의 하루 평균 250만 배럴은 물론이고 지난 3월 110만 배럴보다도 적은 수준으로 줄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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