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출신 美 고3 학생 추방위기에 발벗고 나선 학교 친구들

입력 2019-05-07 14:21  

멕시코 출신 美 고3 학생 추방위기에 발벗고 나선 학교 친구들
평생 미국서 살았지만 불법 이민자인 사실 최근 적발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갓난아기일 때부터 미국에서 살아온 멕시코 출신 고등학교 학생이 체포돼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학교 친구들이 이에 반발해 대거 시위에 나섰다.
애리조나주 투손의 데저트 뷰 고등학교 학생 120여명은 국경수비대에 체포된 이 학교 3학년 토머스 토레스(18)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6일(현지시간) 벌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토머스는 아메리칸 드림이다", "국경경비대를 폐지하라", "정의 없이 평화 없다" 등의 문구를 쓴 팻말을 들고 학교부터 보안관실까지 약 4마일(6.5㎞)을 행진했다.
미국에서 불법으로 체류하다 성인이 되면 추방당하는 고등학생들의 사연은 흔하지만, 이번처럼 학교 친구들이 많이 나서 추방을 막으려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AP는 전했다.



토레스와 한 지붕에서 살던 로레나 로드리게스는 그가 멕시코에서 태어난 직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친척들의 손에 이끌려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넘어왔다가, 부모님만 멕시코로 돌아간 뒤 혼자가 됐다고 전했다.
이후 토레스는 몇 년 전부터 로드리게스 가족과 같이 살며 고교 풋볼 선수로 활약하고, 아르바이트로 식당에서 테이블을 닦는 등 여느 미국 고등학생들과 비슷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지난 2일, 국경수비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토레스는 보안관의 차량 검문에 걸렸다가 불법 이민자임이 밝혀져 주내 연방 구금시설에 수감됐다.
보안관실은 당시 토레스가 몰던 차의 보험이 만료됐는지를 확인하려고 차를 세웠다가 그가 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그러자 토레스는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 중인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보안관실은 밝혔다. 애리조나주는 허가 없이 체류하는 사람들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하지 않는다.
결국 원래대로라면 오는 22일 고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이던 토레스는 그날 졸업식에 가는 대신 이민법원에 출석하게 됐다.
로드리게스는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토레스의 소송 비용을 대기 위한 페이지를 개설하고, 캠페인 설명에 "이 나라에는 토머스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 친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젊은 청년이다"고 썼다.
AP는 "기억 속에 유일하게 있는 나라에서 구금된 토레스의 이야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사례다"고 짚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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