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인영의 '혁신·쇄신' 택했다…당청관계 변화할까(종합)

입력 2019-05-08 19:07   수정 2019-05-09 06:47

민주, 이인영의 '혁신·쇄신' 택했다…당청관계 변화할까(종합)
친문 주류의 예상밖 패배…총선체제 앞둔 친문주류 '분화' 확인
지도부 진용 변화로 다양성 확보…'단일대오' 균열 우려도
주도권 확보·엇박자 우려 사이 '줄타기' 숙제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이보배 김여솔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8일 제20대 국회 마지막 원내사령탑으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주자인 3선의 이인영 의원을 선택했다.
이 신임 원내대표가 선거전 내내 핵심 메시지로 내세운 '혁신과 쇄신'이 민주당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정견 발표에서 "우리는 변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저부터 변화를 결단한다. 제 안의 낡은 관념, 아집부터 불살라 버리겠다"고 역설했다.
민주 새 원내대표에 '86그룹 대표' 이인영…"강력한 통합"/ 연합뉴스 (Yonhapnews)
이 원내대표는 현재 친문(친문재인) 주류가 아닌 범문(凡文) 진영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86그룹이자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대표주자 격인 이 원내대표가 친문 주류 일부의 지지를 얻어 '친문 핵심'인 김태년 의원을 누른 것은 친문 주류의 분화(分化)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문 쏠림'이 심했던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이 전반총선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이 원내대표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선 최고사령탑인 이해찬 대표와 오는 14일부터 민주연구원장으로서 총선전략을 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자타가 공인하는 '친문 핵심'인 만큼 친문 색채를 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고 할 수 있다.
친문 당 대표와 색깔이 다른 이 원내대표가 자신의 메시지대로 민주당 지도부에 '혁신·쇄신'의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경선 결과가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 없이 문재인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는 당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한번쯤 주류와 비주류의 벽을 확 깨버리자'다"라며 "정권 교체 때 우리가 가졌던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그 때의 용광로 감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에 대한 지지는) 주류, 비주류가 없는 완전체로서 새로운 통합의 질서를 만들어내는 민주당을 다시 한번 해보자는 기대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의 취임 일성처럼 '주류'와 '비주류'의 융합을 통해 지도부의 진용이 변화하면서 다양성이 확보되고 견제와 균형의 원칙도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 원내대표가 속한 86그룹의 운동권 출신과 민평련 인사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비교적 단일대오를 유지해온 민주당에서 계파별 목소리가 선명하게 분출되면서 갈등과 균열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이견의 분출'을 갈등으로 연결하기보다는 혁신으로 승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정견 발표에서 "당내에는 정말 다양한 의견이 상존하고 있었다. 타당한 견해였고 마땅히 존중받아야 옳다"며 "개인의 의견보다 집단의 사고를 모으면 더 많은 정책혁신과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될 내년 총선에 이해찬 대표와 호흡을 맞춰 최전선에서 지휘에 나서게 된다.
당내에서는 총선 전략과 공천 등에서 이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친문 쏠림'을 막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민주당의 변화를 확실히 증명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기 위해 이 원내대표 스스로 '험지'에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 번의 선거를 통해 닦아온 서울 구로갑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정치적 도전을 한다면 원내대표이자 3선 중진으로서 앞장서서 책임지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의 취임으로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내대표는 경선 전부터 '당이 중심이 되는 당정청 관계 수립'을 강조한 바 있다.
경선 정견 발표에서는 "당정청 회의와 소통·협력의 첫 출발은 상임위원회가 될 것"이라며 "주요 정책의 결정은 상임위가 해당 부처를 주도하고, 이견이 생기면 청와대와 빈틈없이 조율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당정청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청와대와 정부가 상대적으로 주도권을 쥔 기존 상황에서 벗어나 당이 상임위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차례 밝힌 바와 같이 당청관계의 무게중심을 당으로 가져오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청 간 '엇박자'가 두드러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이 원내대표는 이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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