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미 파상공세…농산물·희토류·미사일·유학생까지(종합2보)

입력 2019-06-03 18:06  

中, 대미 파상공세…농산물·희토류·미사일·유학생까지(종합2보)
中 관리들 "페덱스 배송 착오는 안보 문제"…화웨이 압박에 응수
희토류 카드 공개 압박…비자장벽 높이는 미국 상대 유학 경계령
中 "미국산 농산물 수입 70% 줄어"…보하이만서 미사일 발사 시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미·중 양국이 지난 1일을 기해 보복 관세를 본격적으로 부과하며 전면전에 돌입하자 중국이 미국을 정조준해 전방위 파상공세에 나섰다.
미국이 중국의 정보통신기업 화웨이(華爲)를 벼랑 끝으로 몰면서 중국을 압박하자 미국 대표 운송업체인 페덱스를 조사하면 맞불을 놓은 데 이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과 농산물 수입 카드를 꺼내며 위협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미국을 대놓고 겨냥한 '블랙리스트 기업' 제도까지 도입해 미국 기업에 대대적인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유학 경계령'까지 내려 미국의 교육 시장을 뒤흔들 태세다.
더구나 무력시위 차원에서 보하이(渤海)만에서 미사일 발사 시험까지 하는 등 대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3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우정당국은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가 화웨이 화물의 목적지를 바꾸는 오류를 범하자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강한 불만을 표명하며 전면 조사에 나섰다.
민간 운송업체의 배송 오류 사안에 대해 중국 당국이 대대적으로 동원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보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페덱스는 화웨이가 지난달 19∼20일 일본에서 중국 화웨이 사무실로 보낸 화물 2개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 본부로 잘못 보냈는데, 중국 정부는 이를 미국 측의 사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쥔성(馬軍勝) 중국 우정국장은 지난 2일 페덱스가 중국 내 규정을 어겨 관련 부처의 조사를 받기로 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정확한 주소에 배달을 못 할 경우 사용자에 피해를 준 것이기 때문에 우정국에서 조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페덱스에 대한 조사는 중국의 택배 시장 질서를 유지하고 중국 기업과 사업자의 권익을 지키며 중국의 통신 안보와 경제안보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도 페덱스 사건에 대해 중국 법을 어기면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반드시 중국 법을 지켜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페덱스 사건과 관련해 "사용자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면서 "중국의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 수출 및 미국산 농산물 수입 제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여부에 대해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제품을 가지고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된 형태의 희토류는 비중이 더 높다. 미국은 첨단 전자제품과 군사 장비 등에 쓰이는 희토류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의 농산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자극했다.
한쥔(韓俊)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국의 대중 농산물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줄어 62억 5천만 달러(약 7조3천95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모든 추가관세를 취소하지 않으면 대두를 비롯한 양국의 농산물 무역은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다"면서 "중국시장을 잃어버리면 시장점유율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미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대상국 중 하나다. 무역전쟁이 수면 위로 부상하기 전인 2017년 미국의 대중국 농산물수출액은 240억 달러(약 28조3천992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자국 기업의 권익을 침해한 외국기업에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공개했다.
즈류쉰 중국 상무부 안보 및 관제국장은 블랙리스트 지정 요건으로 중국 업체를 봉쇄하거나 부품 공급을 중단 또는 차별하는 외국 기업 및 조직, 개인을 지칭했다.
이어 중국 기업 또는 관련 사업에 실질적 손해를 끼쳤는지와 중국의 국가 안보 위협 및 잠재적 위협 초래 등을 고려하기로 해 사실상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35만여명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인 중국인 유학생 카드도 꺼내 들 태세다.
물론, 중국인 유학생이 미국에서 거부당할 경우 중국 또한 타격이 크지만 미국의 유학 시장 자체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교육부는 3일 미국 유학 비자 발급 등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2019년 제1호 유학 경계령'을 발효했다.
교육부는 "최근 미국 유학 비자 발급과 관련 일부 유학생들이 제한을 받고 있다"며 "미국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유학 전 이런 위험을 고려하고 대응 준비를 철저히 하기 바란다"고 경고장을 날렸다.중국의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해사국은 보하이만 일대에 항행 금지구역을 설정했다. 이후 랴오닝, 산둥(山東), 산시(山西) 등에서는 긴 꼬리를 가진 발광체가 공중을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많은 중국 누리꾼은 이 비행체가 중국군이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신 SLBM '쥐랑(巨浪·JL)-3'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쥐랑-3은 미국 본토와 유럽 전역까지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1만3천㎞의 다탄두 SLBM이다.
중국 해사국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남중국해 해상에서 군사 훈련이 있어 이들 해역을 통제한다고 밝히는 등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대미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의 규정 강화로 인해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들은 지난 5년 동안 어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했는지 등에 관한 명세를 제출해야 해 중국 네티즌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인 네티즌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미국인이 중국 들어올 때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모든 걸 제출하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항의성 댓글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미 중국 대사관은 "중국인들이 미국 비자를 신청할 때는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사실대로 출국 목적을 기재하며 필요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특히 미국에 도착한 뒤 비자 종류에 맞지 않는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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