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성적 남학생이 우수…가정·학교 등 환경요인 때문"

입력 2019-06-09 08:11   수정 2019-06-09 08:53

"수학 성적 남학생이 우수…가정·학교 등 환경요인 때문"
서강대 연구진, 5만5천명 학업성취도 분석


(세종=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초·중·고등학교 전 과정에 걸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수학 성적이 뛰어나지만, 환경적 요인을 제거하면 성별 격차가 무의미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서강대학교 박사과정 임슬기 씨와 이수형 부교수는 평가원 계간지 '교육과정평가연구' 5월호에 실린 논문 '수학 성취도에서의 성별 격차, 동태적 변화와 원인 분석'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연구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춰보면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여성 임원·정치인 비중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여성 인력의 활용이 저조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여학생은 이과를 선택하거나 과학기술 전공을 선택하는 비율도 낮은데, 4차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 직종이 부상할수록 여성 인력은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과학기술 분야의 여성 인력 활용을 연구하는 기본 단계로서, 학창시절 수학 성취도의 성별 격차를 분석했다"고 연구 취지를 밝혔다.
연구진은 남녀 학생의 수학능력 격차가 유의미한지, 일시적인지 혹은 지속적인지, 격차가 처음 나타나는 시점은 언제인지 등을 연구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활용해 2009년·2010년·2011년 각각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집단이 2012∼2014년 중학교 3학년이었을 때 성적과 2014∼2016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성적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대상이 된 학생은 총 5만5천604명이었다.

연구진이 통계를 계량화해보니, 초·중·고 모든 단계에서 남학생의 수학 점수가 여학생보다 높았다.
성별 격차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 사이에 심화했으며,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소폭 완화됐다.
그러나 사교육 투자 요인을 배제하자 중학교 시기의 수학 성취도 성별 격차가 6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중학교 남학생의 사교육 정도가 여학생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중·고등학교가 공학인지 아닌지에 따라서도 성별 격차가 달라진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남자중학교를 나와서 남자고등학교에 가는 남학생들이 수학 성취도가 대폭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중학교를 나와 여자고등학교를 가는 여학생들도 공학에 간 여학생보다 성취도 향상 폭이 컸지만, 정도 차이는 남학생들이 더 컸다.
남자 고교와 여자 고교 모두 수학 성취도가 공학보다 우수했으나, 남학생이 단성학교에 다니는 효과가 더 큰 셈이었다. 이는 선행 연구 결과들과도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중·고등학교를 모두 공학에 간 학생들의 경우 중학교까지는 남학생의 수학 성취도가 더 높았으나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여학생 성취도가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또 수학에 대한 흥미도와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느끼는 정도 등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여학생의 흥미도가 전반적으로 남학생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결과 등을 보면, 중국·인도네시아처럼 여학생의 수학 성취도가 전반적으로 더 우수한 나라들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와 종합하면, 수학 성취도의 성별 격차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가정·학교 등 후천적 환경요인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여학생의 수학 성취도 향상을 위해 환경적 영향의 메커니즘을 추가 분석하고, 여학생의 수학 흥미도 개선 등 다각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정책적 노력은 고등학교 이전 단계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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