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털기에 헛소문까지…고유정 사건에 들끓었던 6월
모 렌터카 업체, 고유정과 연관 있다는 소문 퍼뜨린 누리꾼 고소
'화학과 출신', '전 남자친구 실종'도 사실 아닌 것으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 사건'이 지난달 내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특히 경찰이 고씨의 신상을 공개한 이후 고씨는 물론 가족 등 주변인에 대한 '신상털기'가 횡행하면서 '현대판 연좌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고씨와 관련된 루머가 양산되면서 고씨와 연관 없는 애꿎은 이들이 피해를 보기까지 했다.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고씨를 재판에 넘기는 1일 현재도 인터넷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사실과 근거 없는 소문이 섞여 나돌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달 5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 가족과 주변인의 2차 피해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지만,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강력범죄 예방, 공공의 이익 등 여러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대신 신상공개로 인한 주변인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의자 가족보호팀을 꾸려 운영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를 넘은 신상털기와 들불처럼 번지는 각종 유언비어는 막지 못했다.
고씨 신상공개 이후 인터넷에는 고씨의 출신 학교와 졸업사진 등 각종 정보가 무분별하게 게재된 것은 물론 고씨 가족의 이름과 직장, 얼굴 사진 등의 개인정보까지 나돌아다녔다.
심지어는 피해자와 관련된 정보까지 노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소문이 와전되거나 아예 근거 없는 헛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제주의 A렌터카는 '고유정 가족의 회사가 A렌터카로 이름을 바꿔 영업한다'는 댓글을 단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12일 경찰에 고소했다.
고유정과 연관 있는 업체라는 허위사실이 나돌면서 항의가 빗발치는 등 마녀사냥을 당했다는 것이 A렌터카의 주장이다.
A렌터카 측은 "우리 업체는 고유정과는 전혀 무관하다. 1996년 현 대표의 아버지가 설립해 아들이 이어받아 영업하고 있다"며 포털 뉴스 댓글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가짜 정보가 퍼져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또한 고씨가 도내 모 대학교 화학과 출신으로, 전공 지식을 범행에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이 인천의 재활용업체, 경기 김포의 소각장 등에서 발견해 감식을 의뢰한 뼛조각들이 고열 처리된 데다가 3㎝ 이하 크기로 조각난 것을 두고 고씨가 DNA 감식을 할 수 없도록 시신을 철저히 훼손했다는 소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은 그동안 감정을 의뢰했던 뼛조각들은 쓰레기 처리 시스템상 파쇄와 고열 처리 과정을 거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뼛조각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모두 동물 뼈로 판정됐다.
또한 해당 대학 화학과 역시 "고씨는 우리 학과 출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씨의 전 남자친구가 실종돼 대학 동기들이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는 소문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고씨가 나온 대학 학과와 동문회를 모두 확인한 결과 그런 사실은 없었으며,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도내 남성 실종자에 대해서도 전수조사했지만 고씨와 관련된 실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주에서 고씨의 의붓아들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도 의문이 증폭되는 가운데 사실과 소문이 뒤섞인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청주 상당경찰서는 1일 프로파일러 등 수사관 5명을 제주로 보내 고씨를 상대로 대면 조사할 계획이다.
이처럼 거짓 정보 등이 확산하며 2차 피해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경찰은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피의자나 피의자 가족의 신상정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범행수법 등을 게시하거나 유포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ato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모 렌터카 업체, 고유정과 연관 있다는 소문 퍼뜨린 누리꾼 고소
'화학과 출신', '전 남자친구 실종'도 사실 아닌 것으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 사건'이 지난달 내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특히 경찰이 고씨의 신상을 공개한 이후 고씨는 물론 가족 등 주변인에 대한 '신상털기'가 횡행하면서 '현대판 연좌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고씨와 관련된 루머가 양산되면서 고씨와 연관 없는 애꿎은 이들이 피해를 보기까지 했다.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고씨를 재판에 넘기는 1일 현재도 인터넷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사실과 근거 없는 소문이 섞여 나돌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달 5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 가족과 주변인의 2차 피해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지만,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강력범죄 예방, 공공의 이익 등 여러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대신 신상공개로 인한 주변인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의자 가족보호팀을 꾸려 운영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를 넘은 신상털기와 들불처럼 번지는 각종 유언비어는 막지 못했다.
고씨 신상공개 이후 인터넷에는 고씨의 출신 학교와 졸업사진 등 각종 정보가 무분별하게 게재된 것은 물론 고씨 가족의 이름과 직장, 얼굴 사진 등의 개인정보까지 나돌아다녔다.
심지어는 피해자와 관련된 정보까지 노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소문이 와전되거나 아예 근거 없는 헛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제주의 A렌터카는 '고유정 가족의 회사가 A렌터카로 이름을 바꿔 영업한다'는 댓글을 단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12일 경찰에 고소했다.
고유정과 연관 있는 업체라는 허위사실이 나돌면서 항의가 빗발치는 등 마녀사냥을 당했다는 것이 A렌터카의 주장이다.
A렌터카 측은 "우리 업체는 고유정과는 전혀 무관하다. 1996년 현 대표의 아버지가 설립해 아들이 이어받아 영업하고 있다"며 포털 뉴스 댓글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가짜 정보가 퍼져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또한 고씨가 도내 모 대학교 화학과 출신으로, 전공 지식을 범행에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이 인천의 재활용업체, 경기 김포의 소각장 등에서 발견해 감식을 의뢰한 뼛조각들이 고열 처리된 데다가 3㎝ 이하 크기로 조각난 것을 두고 고씨가 DNA 감식을 할 수 없도록 시신을 철저히 훼손했다는 소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은 그동안 감정을 의뢰했던 뼛조각들은 쓰레기 처리 시스템상 파쇄와 고열 처리 과정을 거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뼛조각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모두 동물 뼈로 판정됐다.
또한 해당 대학 화학과 역시 "고씨는 우리 학과 출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씨의 전 남자친구가 실종돼 대학 동기들이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는 소문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고씨가 나온 대학 학과와 동문회를 모두 확인한 결과 그런 사실은 없었으며,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도내 남성 실종자에 대해서도 전수조사했지만 고씨와 관련된 실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주에서 고씨의 의붓아들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도 의문이 증폭되는 가운데 사실과 소문이 뒤섞인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청주 상당경찰서는 1일 프로파일러 등 수사관 5명을 제주로 보내 고씨를 상대로 대면 조사할 계획이다.
이처럼 거짓 정보 등이 확산하며 2차 피해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경찰은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피의자나 피의자 가족의 신상정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범행수법 등을 게시하거나 유포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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