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경기도 전통시장 핵인싸 '명품 점포'

입력 2019-07-07 08:00  

[통통 지역경제] 경기도 전통시장 핵인싸 '명품 점포'
지역경제·상권 회생위해 2013년부터 지정…매출 상승 성공신화
다른 지자체 문의 쇄도· 명품 점포 선정 경쟁 치열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가 시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명품 점포' 지원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전통시장 명품 점포 지원사업은 경기도가 도내 230개 전통시장 내에서 경쟁력 있는 점포를 선정한 뒤 환경개선자금과 상인교육을 지원한다.
시장을 대표하는 점포를 키워 상권과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경제 활성화 특화사업이다.
전통시장에서 3년 이상 영업한 점포 가운데 고객친절도, 고객 평판, 브랜드 가치 등을 평가하고, 전통시장 달인이나 점포운영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 점포를 골라 선정한다.
명품 점포가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가게가 되면서 명품 점포 평균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잘 나가는 점포는 단기간에 100%를 훌쩍 뛰어넘는 매출성장을 보이기도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말로 비유하자면 '핵인싸'가 된 셈이다.
핵인싸는 '매우'·'진짜'라는 의미의 '핵'과 '어떤 무리에서 잘 어울리고 인기 있는 사람'을 뜻하는 '인사이더(insider)'를 합한 말이다.
핵인싸는 '그 무리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경기도 전통시장 명품 점포의 모범 사례는 경기 성남시 중앙시장 내 '강원 반찬'이다.
강원 반찬은 3대가 40년 넘게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중앙시장의 대표적인 얼굴이다.
1970년대 초반 중앙시장에서 야채를 팔던 권영삼(83) 할머니가 재고로 남은 야채로 반찬을 만들어 판 것이 강원 반찬 탄생의 시작이다.
'손맛'이 워낙 좋은 권 할머니의 반찬은 금세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반찬 가게의 인기 급상승에 따라 수요가 늘면서 할머니의 둘째 딸 배화자(55)씨가 2001년에 강원 반찬에 합류했다.
권영삼 할머니가 맛으로 강원 반찬을 알렸다면 딸 배화자씨는 백화점 못지않은 철저한 위생관리와 신선도 유지, 신메뉴 개발, 소포장 도입 등으로 반찬 가게를 '대박 점포'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상인대학에 빠짐없이 찾아가 포장, 위생관리, 매장 운영 등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워 그대로 가게에 적용한 것이 비결이다.
어머니의 손맛과 함께 가게를 이어받은 배화자씨는 강원 반찬을 3호점까지 늘렸다. 신선한 재료와 천연 조미료로 만든 김치, 그릴로 구운 생선, 국 등을 찾는 손님들로 강원 반찬은 나날이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강원 반찬은 2013년 경기도 명품 점포 1호점으로 선정됐다.
300원짜리 야채를 팔던 어머니가 시작한 조그만 반찬가게를 딸이 이어받아 성장시킨 스토리, 종업원 10인 이상 고용, 중앙시장에 대한 인지도 향상에 기여 한 점 등 명품 점포로 선정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 바로 강원 반찬이었다.

명품 점포로 선정된 뒤 강원 반찬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국세청 신고 기준 2013년 1억6천200만원이던 매출액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3억6천300만원으로 두배가 넘게 성장했다.
배화자씨는 "명품 점포로 선정되고 나서 명품 점포답게 제대로 가게를 잘 운영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컸다"며 "보다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조미료 사용도 최소화하며, 손님의 수요에 맞는 반찬 개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님들이 맛있게 먹었다고 해주시는 말씀이 저에겐 힘이 된다"며 "경제적으로 힘들면서도 더 힘든 사람에게 밥을 해주시던 어머니를 본받아 10년 넘게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 무료 제공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화자씨의 딸이 최근 정식 직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강원 반찬은 3대가 가업을 잇는 가게가 됐다.
지난해 명품 점포 재인증을 받아 앞으로 3년간 명품 점포의 명예를 이어가게 됐다.
성남 중앙시장에 강원 반찬이 있다면 부천 역곡상상시장에는 '성백영 민속떡집'이 명품 점포로 유명하다.
2014년 명품 점포 인증을 받은 이 떡집은 대표자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전략과 차별화된 상품 개발, 고객이 좋아할 만한 선물세트 개발 등을 시도한 끝에 연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등 역곡상상시장을 대표하는 점포가 됐다.
경기도 전통시장 명품 점포는 두 가게의 사례에서 보듯이 매출액 성장이라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전통시장 명품 점포 육성사업을 수행하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명품 점포의 평균 매출액이 2016년에 비해 9.1% 성장했다.
일부 점포는 168%라는 놀라운 매출실적을 올렸다.
명품 점포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명품 점포 인증을 받으려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3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정신청에 상인들이 몰리면서 평균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고, 최고 '10대 1'을 찍기도 했다.

2015년에는 수원 매산시장 내 인도·네팔 음식점 '수엠부'가 외국인이 운영하는 첫 번째 명품 점포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경기도는 명품 점포의 성공세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관리하고 있다.
3년 단위로 인증을 새로 부여해 명품 점포로서의 품격과 위상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명품 점포에 지원하던 환경개선자금을 3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올리고, 재인증 점포에도 2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상인의 경영 역량과 전문성을 키우고자 집체교육도 하고 있다.
경기도는 명품 점포의 성공이 알려지면서 다른 지자체들로부터 사례조사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인섭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서민경제본부장은 "경기도 전통시장의 핵심점포인 명품 점포에 소비자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이용을 당부드린다"며 "명품 점포뿐 아니라 주변 다른 점포도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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