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빵·간편식…대전·세종·충남 학교들 어수선한 점심

입력 2019-07-03 15:45   수정 2019-07-03 15:48

도시락·빵·간편식…대전·세종·충남 학교들 어수선한 점심
학교 비정규직 노조 파업 첫날…곳곳서 불편 잇따라



(대전=연합뉴스) 이은중 김준호 양영석 기자 = 학교 비정규직 노조 총파업 첫날인 3일 대전과 세종·충남지역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이 도시락과 빵, 간편식으로 대체되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곳곳에서 불편한 점심 풍경이 포착됐다.
대전 둔산초등학교 정문에는 이날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도시락을 들고 오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침에 미처 도시락을 못 싸줬다는 한 학부모는 교실 앞 복도에 서서 수업이 끝나기까지 한참을 기다렸다가 아들에게 도시락을 건넸다.
자녀가 두 명인 학부모는 제때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 교실 2층과 3층을 급하게 오르내렸다.
학교를 찾은 한 학부모는 "파업을 하신 분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된다"며 "그렇지만 매번 이렇게 도시락을 준비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시 20분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학생들은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책상에 올려놓았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학생 대부분은 파업에는 관심 없다는 듯 신나는 표정이었다.
1학년 한 학생은 "도시락을 먹으니 마치 소풍을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도시락을 못 싸 온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준비한 빵을 먹기도 했다.
세종시 아름초등학교에서는 오전 11시 20분부터 급식실에 학급별로 보관해 놓은 빵과 주스, 과일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학급을 대표해 3∼4명씩 급식실을 찾은 학생들은 빵을 보관한 상자를 들고 교실로 이동해 친구들과 나눠 먹었다.
도시락을 싸 온 일부 학생들도 배급받은 빵·주스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2학년 4반의 경우 24명 가운데 9명이 도시락을 싸 온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락을 지참한 한 학생은 "엄마가 싸 준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다"며 밝게 웃기도 했다.
교육청은 식중독을 우려해 도시락 대신 빵·주스를 제공하는 한편, 유치원은 아이들 등원길에 도시락을 지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천안용소초등학교에서는 일부 조리원들의 파업참여로 부족한 일손 탓에 간편식 완제품이 급식으로 제공됐다.
조리에 필요한 일손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평소 제공되던 '국'을 '주스'로 대체했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일손도 줄이기 위해 식판과 수저·젓가락은 일회용으로 바꿨다.
조리사를 포함해 모두 10명의 급식 종사원 가운데 이날 파업으로 자리를 비운 공무직 직원은 6명이었다.
이날 배식은 오전 11시 15분부터 유치원생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 순으로 순차적으로 무리 없이 진행됐다.
배식이 시작되자 송지희(56) 교장을 비롯한 일부 교직원들이 급식실로 모였다.
파업참여로 자리를 비운 일부 조리원들이 하던 일을 대신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유치원생 모두를 급식실 자리에 앉힌 뒤 음식이 담긴 일회용 스티로폼 식판으로 음식을 날랐다. 아이들이 일회용 식판을 사용할 경우 자칫 음식을 바닥에 떨어뜨리지나 않을지 우려됐기 때문이다.
송지희 교장도 식사가 부족하다고 느껴 추가로 음식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주걱을 집어 들었다.
송 교장은 "학부모 가운데에는 맞벌이가 많아 이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도시락 대신 급식 제공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 학교에서는 2명의 돌봄전담사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아 돌봄교실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민주노총 공공 비정규직 파업 참가자 2만6천명…대부분 학교소속/ 연합뉴스 (Yonhapnews)
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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