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엇박자' 코츠 국가정보국장 퇴진…후임에 충성파 의원(종합2보)

입력 2019-07-29 11:57  

'트럼프와 엇박자' 코츠 국가정보국장 퇴진…후임에 충성파 의원(종합2보)
北·러·이란 놓고 트럼프와 충돌…불화속 물러난 매티스·틸러슨 '전철'
래트클리프, '트럼프 방어자'로 통해…트럼프, NYT 보도 후 트윗에 '교체' 확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댄 코츠(76)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내달 퇴진하고 후임에 공화당 존 래트클리프(53·텍사스) 하원 의원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수차례 충돌한 코츠 국장이 수일 내 사퇴할 것이라고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고 관련 기사가 쏟아지자 몇 시간도 안돼 트위터에 교체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을 통해 래트클리프 기용 방침을 알린 뒤 "존은 그가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위대함을 이끌고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츠 국장이 다음달 15일 퇴임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그의 위대한 봉사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래트클리프 의원이 정식 취임하기 전 대행을 곧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츠 국장도 사임 서한을 통해 그동안 최고위 정보 관리로 일한 것이 "분명한 특권"이었다며 "인생의 다음 장(chapter)으로 넘어갈 때"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코츠 국장에게 자리를 지켜줄 것을 요청했으나, 코츠 국장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만나 '떠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주일 전 사임 서한을 작성한 그는 이날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한 소식통이 신문에 전했다.
국가정보국은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내 모든 정보기관들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으로, 2001년 세계무역센터 등에 대한 9·11 테러 이후 정보기관 개편 필요성에 따라 만들어졌다.
인디애나주에서 24년 동안 연방 상·하원의원을 지낸 코츠 국장은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1∼2015년 주 독일 대사를 맡는 등 공화당 지도층의 핵심 인사로 오랫동안 활약했다고 NYT는 밝혔다.
그러나 2017년 3월 임명 후 주요 외교 안보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충돌하는 등 교체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일례로 지난 1월 말 상원 청문회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낙관론을 견지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코츠 국장은 과거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계를 비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단언했을 때도 "IS는 재기할 의향이 있고 여전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수천명의 전투원들을 지휘하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코츠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탈퇴한 이란 핵협정과 관련, 이란이 핵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발언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코츠 해임설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코츠에 대해 "권력에 진실을 말하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능한 최선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북한·IS에 대한 코츠 국장의 상원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공개적인 언급과 배치되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했다"면서 특히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비판 발언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 코츠의 사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에서 대통령과 맞서는 일을 꺼리지 않는 가장 저명한 인사 중 하나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평가했다.
AP통신도 코츠 국장에 대해 2016년 대선 승리 후 노련한 외교정책 조력자였지만 점점 대통령이 피로감을 느낀 마지막 인사들 중에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 속에 퇴진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런 유형의 인사들에 포함된다고 AP는 전했다.


새 DNI 국장에 지명될 예정인 3선의 래트클리프 의원은 대표적인 '트럼프 옹호자'로 꼽힌다.
2015년 의회 진출 전 변호사로 일하다 연방검사, 텍사스주 히스 시장을 지낸 그는 검사로 일할 때 "하루에 불법 입국자 300명을 체포한 적이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비공개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래트클리프 의원이 코츠 국장의 후계자로 쐐기를 박은 계기는 지난주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의 하원 청문회 자리였다.
하원 법사위원인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지 않지만 "법 아래에 있어서는 안된다"며 뮬러 전 특검을 몰아붙여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문회에서 '러시아와 공모한 것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캠프'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고 정보 임무 경험이 적은 그를 DNI 국장으로 발탁한 데 대한 우려도 크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래트클리프 의원이 뮬러에 대한 심문으로 트럼프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발탁된 것은 분명하다"며 "만약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그런 당파적인 인물을 정보 전문성과 비(非)당파성이 요구되는 자리로 올리려 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같은 공화당 소속이자 의회 인준의 열쇠를 쥔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이 '래트클리프는 그 자리를 맡기에 너무 정파적'이라며 우려를 전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묵살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래트클리프의 의회 인준은 상원에서 단순 과반인 51명의 동의를 얻으면 통과된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53석을 보유 중이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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