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 브렉시트 책임 돌리기…서로 "협상 관심없다" 비판(종합2보)

입력 2019-08-06 23:46  

英-EU 브렉시트 책임 돌리기…서로 "협상 관심없다" 비판(종합2보)
EU "英, 재협상보단 '노 딜'에 치중"…英 "EU가 대화의지 없어"
이달말 G7 정상회의 분수령 전망…아일랜드 총리 "추가연기·철회도 가능"



(서울·런던·베를린=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박대한 이광빈 특파원 = 브렉시트(Brexit)를 둘러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노 딜'(no deal) 가능성이 커지자 양측이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는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EU는 영국이 브렉시트 재협상보다는 아무 합의 없는 탈퇴, 즉 '노 딜' 브렉시트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영국은 EU 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화에 나설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5일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회의를 열고 최근 EU와 영국 사이 고위급 회의 결과를 공유하면서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를 가장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EU와 영국의 고위급 회동에는 영국 쪽에서 스티브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과 보리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수석 보좌관 데이비드 프로스트가 참석했다.
EU의 한 고위 외교당국자는 이 회동과 관련, "영국이 다른 계획이 없는 게 분명하더라"면서 "협상(재협상)을 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전혀 협상 의도가 안 보였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영국 정부의 중점 시나리오는 '노 딜(브렉시트)'인 것 같았다"고 분석했다.
노 딜을 기정사실로 하는 영국의 강경한 태도는 최대 쟁점인 '아일랜드 국경 안전장치' 조항 삭제를 관철하려는 '벼랑 끝' 협상 전술일 수 있다.



아일랜드 국경 안전장치란 영국의 일원으로 EU를 떠나게 되는 북(北)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사이 출입국심사와 통관 등 일반적인 국경절차에 특례를 적용하는 조처를 가리킨다.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프로스트 특사는 안전장치 조항을 제거해야 한다는 존슨 총리의 강력한 의지를 강조했다.
영국은 그러나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협상 의지가 있는지 EU 측의 의구심을 샀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아일랜드 안전장치 대신 영국이 선호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브렉시트까지 준비를 마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U의 한 외교관은 "EU가 안전장치와 관련해 양보했다 해도 대안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브렉시트 조건보다는 10월 말 노 딜 브렉시트 이후에 양측이 협상을 어떻게 재가동할지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는 게 EU 외교관들의 전언이다.
EU 당국자들은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영국과 의미 있는 논의를 하기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BBC는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그러나 일련의 보도에 담긴 EU 측 외교관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영국은 브렉시트 재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EU 측과 합의를 맺은 뒤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단행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BBC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존슨 총리는 EU 지도자들과 만나 비민주적인 '안전장치'를 제거한 새로운 합의를 협상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는 열정적이고 우호적인 정신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것이며, EU 탈퇴협정에 어떤 변화도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EU가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브렉시트 합의를 원한다. 그들이 우리와 협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EU 탈퇴협정이 영국 하원에서 세 번이나 큰 표차로 부결됐다는 것은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의지를 가지고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노 딜' 브렉시트 준비를 총괄하는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 역시 영국이 아닌 EU가 협상 준비가 안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EU는 (재협상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그저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는 잘못된 것으로 유럽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영국이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해 '노 딜' 브렉시트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월 31일은 브렉시트의 '확고한 데드라인'"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장치' 이해당사국인 아일랜드의 리오 버라드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노 딜'을 피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버라드커 총리는 영국이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와 합의한 브렉시트안을 받아들이거나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하는 경우,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결정을 철회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BBC는 존슨 총리가 취임 이후 아직 EU 지도부와 만나지 않은 만큼 이달 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노 딜' 가능성이 실제화할지에 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EU는 앞으로 몇주간 영국과의 브렉시트 대화에 열려있다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집행위 대변인은 "EU 집행부는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를 희망한다. 이는 우리가 선호하는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그러나 "이미 합의된 내용이 최선의 선택이고, 재협상은 가능하지 않다"며 기존 EU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나타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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