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 시진핑 vs "질질 끌지 마" 트럼프…전략 정면충돌
시진핑, 내년 11월 美 대선까지 장기전 전략
트럼프, 美경기침체 우려 속 협상 재촉 압박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투쟁"을 선언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협상에서 시간을 질질 끌지 말라며 강한 경고를 보냈다.
지난 1일 양측이 새로운 보복관세를 각각 부과한 후 충돌은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이후 중국은 미국의 수입 관세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3일 "우리가 맞이한 각종 투쟁은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당교의 간부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각종 위험과 도전이 "집중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를 맞았다면서 위험과 시련은 "더욱 복잡해지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경제와 국방, 정치, 외교, 홍콩, 대만 문제 등 각종 우려를 제시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1년 넘게 치르는 가운데 경제 둔화에 직면했으며 홍콩에서 반(反)중국 시위가 격화하는 등 갖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시 주석이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장기 투쟁"을 말한 것은 미국과 무역은 물론 환율, 기술, 안보를 비롯해 홍콩·대만 문제,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등에서 전방위로 충돌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의 무역전쟁은 경제 분야를 넘어 정치·군사적 패권 다툼으로 확대되는 방향이다.
중국은 내년 11월의 미국 대선까지 무역 협상의 시간을 끌며 장기전을 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어차피 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오래 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 지도부에서는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내부에서는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 '노 딜'(No Deal)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도 최근 있었다.
시 주석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순순히 굴복하면 권력 장악력이 약화할 수 있다. 특히 다음 달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시 주석은 위대한 '중국몽'을 내세우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전·현직 수뇌부들이 모여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난 뒤 대장정 정신을 다시 주문했으며 만리장성 서쪽 끝 관문을 찾아 중국 전통문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재촉하고 있다.
그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내년 재선 실패를 기대하고 중국이 더 좋은 협상을 위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무역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던 지난주보다 더 강해진 것이다.
트럼프는 "그들이 새 행정부와 상대하고 싶어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재선할 때 중국은 어떻게 될까. 합의는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동안 중국의 공급망은 붕괴하고 기업, 일자리, 자금이 날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전에도 중국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더 좋은 조건으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무역협상을 늦추려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때문에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부각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도 내상을 입고 있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제조업 분야는 지난달 3년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3일 발표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전월 51.2에서 하락해 3년만에 경기 확장과 위축을 구분하는 기준인 50.0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이미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트럼프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으로 팜 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의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미국의 강한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CNBC 방송은 중국이 지난달 보복관세를 발표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관세를 2배로 올리기를 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온 것은 미국이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에 더 강력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9월 협상이 불투명하며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일 시작된 추가 관세를 연기해달라는 중국의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뒤 양국이 이달로 계획된 무역협상 날짜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사령탑이자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전날 미국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역전쟁에 단호히 반대하며 무역전쟁은 중국과 미국, 전 세계에 좋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은 양측의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은 놔두고 공동의 이익을 찾는다)를 희망했다. 또 "평등과 상호존중의 기초에서 적절하게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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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내년 11월 美 대선까지 장기전 전략
트럼프, 美경기침체 우려 속 협상 재촉 압박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투쟁"을 선언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협상에서 시간을 질질 끌지 말라며 강한 경고를 보냈다.
지난 1일 양측이 새로운 보복관세를 각각 부과한 후 충돌은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이후 중국은 미국의 수입 관세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3일 "우리가 맞이한 각종 투쟁은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당교의 간부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각종 위험과 도전이 "집중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를 맞았다면서 위험과 시련은 "더욱 복잡해지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경제와 국방, 정치, 외교, 홍콩, 대만 문제 등 각종 우려를 제시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1년 넘게 치르는 가운데 경제 둔화에 직면했으며 홍콩에서 반(反)중국 시위가 격화하는 등 갖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시 주석이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장기 투쟁"을 말한 것은 미국과 무역은 물론 환율, 기술, 안보를 비롯해 홍콩·대만 문제,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등에서 전방위로 충돌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의 무역전쟁은 경제 분야를 넘어 정치·군사적 패권 다툼으로 확대되는 방향이다.
중국은 내년 11월의 미국 대선까지 무역 협상의 시간을 끌며 장기전을 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어차피 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오래 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 지도부에서는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내부에서는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 '노 딜'(No Deal)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도 최근 있었다.
시 주석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순순히 굴복하면 권력 장악력이 약화할 수 있다. 특히 다음 달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시 주석은 위대한 '중국몽'을 내세우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전·현직 수뇌부들이 모여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난 뒤 대장정 정신을 다시 주문했으며 만리장성 서쪽 끝 관문을 찾아 중국 전통문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재촉하고 있다.
그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내년 재선 실패를 기대하고 중국이 더 좋은 협상을 위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무역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던 지난주보다 더 강해진 것이다.
트럼프는 "그들이 새 행정부와 상대하고 싶어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재선할 때 중국은 어떻게 될까. 합의는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동안 중국의 공급망은 붕괴하고 기업, 일자리, 자금이 날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전에도 중국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더 좋은 조건으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무역협상을 늦추려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때문에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부각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도 내상을 입고 있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제조업 분야는 지난달 3년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3일 발표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전월 51.2에서 하락해 3년만에 경기 확장과 위축을 구분하는 기준인 50.0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이미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트럼프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으로 팜 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의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미국의 강한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CNBC 방송은 중국이 지난달 보복관세를 발표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관세를 2배로 올리기를 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온 것은 미국이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에 더 강력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9월 협상이 불투명하며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일 시작된 추가 관세를 연기해달라는 중국의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뒤 양국이 이달로 계획된 무역협상 날짜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사령탑이자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전날 미국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역전쟁에 단호히 반대하며 무역전쟁은 중국과 미국, 전 세계에 좋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은 양측의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은 놔두고 공동의 이익을 찾는다)를 희망했다. 또 "평등과 상호존중의 기초에서 적절하게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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