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중재자' 나선 마크롱, 유엔 총회서도 동분서주

입력 2019-09-25 10:41  

美-이란 '중재자' 나선 마크롱, 유엔 총회서도 동분서주
5가지 의제 제안하며 핵 합의 협상 제안…트럼프 "제재 계속"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벼랑 끝 대치 중인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엔 무대에서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나 미국과 이란의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회 후) 로하니 대통령은 다시 몇 달 동안 미국에 오지 않을 테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지금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도 로하니 대통령에게 기회가 닿았을 때 나서자면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파리로 돌아가기 직전 기자들에게 "협상의 장으로 빠르게 돌아가기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다시 가속도를 붙이는 것은 이란과 미국에 달렸다"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번 유엔 총회 기간 마크롱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을 두 번 만났다.
그는 23일에도 로하니 대통령과 90분가량 따로 만나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이란의 행동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주최하면서 이란 외무장관을 회담장에 깜짝 초청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최대 압박' 작전과 이란의 대응을 언급하며 "우리는 잘못된 계산 또는 적절하지 못한 대응에서 비롯한 심각한 갈등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미국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기반한 새로운 틀을 만드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비보유, 예멘 해법, 다른 분쟁을 다룰 중동 지역 안보 계획, 항해 안전,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등 5가지에 초점을 맞춰 협상할 것을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순진하지도 않고 기적을 믿지도 않는다"며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믿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자로 나서고 있지만, 프랑스는 때때로 이란과 협상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달 이란 국영방송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협상 안건에 포함하자고 제의했으나 정부가 거절했다고 전했다.
작년 5월 미국이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할 때 적극적으로 반대한 프랑스는 이란 탄도 미사일 개발을 문제 삼으며 협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에는 마크롱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달 1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난 석유 시설 피격의 책임이 이란에 있는 게 분명하다고 비판해 이란의 반발을 샀다.
이란은 세 나라가 핵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주장을 흉내 내고 있다고 비꼬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이란을 자극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중재자 마크롱 대통령의 동분서주에도 미국과 이란은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선 이에 맞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선 신뢰를 회복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이 미국과 중동 동맹국을 상대로 해온 악의적 행동을 멈출 때까지 제재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서 취재진에 핵협정의 일부 수정은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WSJ은 이란의 핵 합의 준수 실태를 사찰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좀 더 빠르게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안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 영향을 줄 내용이 아니라고 전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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