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수혁 "28년 끈 북핵 정말 심각한 문제…일희일비 않겠다"

입력 2019-10-26 03:48  

[일문일답] 이수혁 "28년 끈 북핵 정말 심각한 문제…일희일비 않겠다"
"핵무기 보유 상황까지 와…전쟁국면 치닫지 않도록 외교적 관리 중요"
지소미아·방위비 분담에는 말 아껴…"아그레망 지연은 美 압력과 무관"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백나리 특파원 =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25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 "일희일비하지 말고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것만 염두에 두고 해결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취임식 직후 특파원들과 만나 "북핵 문제가 28년째다. 북핵은 증가해 왔고 더 위험한 수준으로 핵무기까지 보유하는 상황까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사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히 들은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미국의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이 늦어진 데 대해 신청 순서가 빨랐던 절차적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따른 미국의 불만이 반영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대사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복안은.
▲주미대사로서 활동해야 되지 않겠나. 아직 아무도 만난 사람이 없어서 만난 후에 정부에 보고하고 건의할 게 있는지 봐야겠다. 서울을 떠난 이후 특별하게 들은 게 없다. 만나본 후에 방향이나 미국의 역할 등을 분석도 하고, 미국에 제언할 게 있으면 하겠다.
--대사 신임장 제정, 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임장 원본을 제출하기 전에도 공식활동이 가능한가.
▲대사는 원래 제정 전까지는 활동이 제한돼 있다. 신임장 제정식까지 3개월 넘게 기다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 그 전에 아무것도 못 한다면 안 된다. 만날 수 있는 한 최대한 만나려고 한다. 미국은 1년에 4번 6~10명(의 신임 대사를) 모아서 제정식을 한다. 9월 말에 마지막 제정식을 했다고 하니까 다음번은 내년 1월쯤 할 것 같다.
지난번에 아그레망 요청도 내가 맨 앞이었던 것 같다. 지소미아나 양자 관계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미국이 압력을 행사한다면) 다른 방법으로 입장을 통보하는 거지, 아그레망 날짜를 가지고 조정하면서 압력을 넣는다든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미국은 여러 나라의 아그레망을 한꺼번에 처리하는데 자신이 가장 먼저 신청해 아그레망아 절차가 늦어졌을 뿐,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의 불만 때문이 아니라는 취지임).


--한미 방위비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나.
▲방위비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어제까지 (2차 회의를) 끝내고 오늘 마감하는 모임을 갖는다고 보고 받았지만 깊은 내용은 아직 받은 게 없다. 호놀룰루에서 한 것은 상견례일 것이다. 무슨 큰 결과가 있겠나. 서울에서 다음에 하는 3차 회의부터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리라 본다.
--북핵 전문가인데, 평소 철학이나 소신을 말해달라.
▲북핵 문제는 5년간 이렇게 됐다고 해도 예단하기 쉽지 않은데 지금 28년째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동안 북핵 문제가 해결국면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북핵은 더 증가해 왔고 더 위험한 수준으로 핵무기까지 보유하는 상황까지 왔다. 내가 북핵을 처음 다룬 게 1차 위기, 1992년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였는데, 플루토늄 플러스, 농축 우라늄 플러스, 핵무기 생산까지 발전을 해왔다. 무기 종류도 3종 세트라고 하는 플루토늄탄, 우라늄탄, 수소폭탄까지 가졌다고 주장하는 이 마당이 얼마나 엄중한가. 그걸 28년을 끌어오고 있다.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일희'할 때는 나중에 '비'가 닥쳐올 거 같고 '일비'하면 '희'가 닥칠 거 같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것만 염두에 두고 문제를 추적해가고 해결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대화를 나눴나.
▲지난 8월 (비건 대표가) 한국에 온 이후 만날 기회 없었다. 비건 대표를 만나면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과도 들어보겠다. (저와) 8월 말 만났을 때 주고받은 연장 선상에서 뭐가 달라졌는지, 또 같은지 파악해볼 생각이다.


--북미 교착 상태가 풀릴 기미가 있는지, 어떻게 전망하는지 말해달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전망이 어렵고 전문가 전망이 맞아본 적 별로 없어 난감하다(농담조). 북핵 문제가 무력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지 않고 이 문제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소 소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겠다. 관리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지만, 사태가 전쟁국면으로 치닫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게 외교가 할 일이다. 어떤 사안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도 외교의 영역이다. 단시간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님은 핵 외교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하겠다. 각오를 더 단단히 하고, 이런 때일수록 위기감을 가질 사안은 아니다.
--북미협상이 연내 재개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예측할 수 없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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