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검치호도 공룡처럼 소행성 충돌로 멸종 맞아

입력 2019-10-30 17:02  

매머드·검치호도 공룡처럼 소행성 충돌로 멸종 맞아
약 1만2천800년 전 천체 충돌설 입증 증거 또 찾아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는 약 1만2천800년 전 만빙기(晩氷期)의 마지막 시기인 신드리아스기(Younger Dryas)에 혹독한 추위를 다시 맞았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매머드와 검치호, 마스토돈 등 35종이 넘는 거대 동물이 멸종하고 북미지역의 클로비스 석기문화를 비롯한 현생 인류도 급격히 쇠락하며 생존 위기를 겪었다.
이런 기후를 가져온 원인에 대해서는 빙하 댐이 무너지면서 바다로 흘러든 대규모 담수가 해류에 영향을 줘 기온 저하를 초래했다는 것이 정설처럼 돼오다가 소행성 또는 운석이 떨어져 대규모 화재를 일으키고 햇볕을 차단하는 바람에 겨울이 찾아오게 됐다는 설이 점차 더 힘을 받는 상황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USC)에 따르면 이 대학 고고학자 크리스토퍼 무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엘진 인근 화이트폰드의 호수 침전물에서 천체 충돌설을 뒷받침하는 추가적 증거를 찾아내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호수 바닥에 시추공을 박아 얻은 신드리아스기 침전물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플래티넘과 검댕을 확인했다. 플래티넘은 소행성이나 혜성 등과 같은 지구밖 천체와 연관돼 있으며, 검댕은 대규모 화재가 있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함께 대형 초식동물의 배설물과 관련된 진균 포자가 신드리아스기가 시작되면서 줄어든 것도 확인했다. 이는 빙하시대의 거대 동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일부 거대동물은 충돌 뒤에도 수백 년을 더 살았지만 일부는 신드리아스기 시작과 함께 사라져 소행성이나 혜성, 운석 등의 충돌과 관련된 산불과 기후변화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무어 박사는 "천체 충돌이 거대 동물의 멸종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인간에 의한 사냥이 기후변화만큼 이 동물들의 멸종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화이트폰드에서 확인된 증거들은 북미에서 유럽을 넘어 남미와 남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이 확인되고 있어 지구 전체에 걸쳐 일어난 현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충돌구의 융빙(融氷) 퇴적물에서 고농도의 플래티넘과 이리듐이 발견된 것은 아직 연대추정 분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천체 충돌설을 입증하는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기대했다.
화이트폰드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미세 구형(球形) 입자나 나노 다이아몬드가 나와 지구 표면에서 충분한 열과 압력이 있었음을 보여줬으며, 약 6천600만년 전 공룡 대멸종 때 발견된 것과 같은 이리듐이 나오기도 했다.
무어 박사는 "과학계에서는 이런 학설이 널리 인정받는데 정말로 긴 시간이 걸릴 때가 있다"면서 "소행성 충돌로 인한 공룡 대멸종설이 제기됐을 때도 그렇고 판구조론이 제기됐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학설들은 이제 완전히 인정받는 학설이 됐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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