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도 '두 대통령' 사태?…모랄레스, 소속당 30대의원 지지

입력 2019-11-19 11:18  

볼리비아도 '두 대통령' 사태?…모랄레스, 소속당 30대의원 지지
블룸버그 인터뷰서 32세 코파 상원의원을 "적법한 대통령"으로 표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부정 선거 논란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정당의 30대 여성 상원의원을 새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밝혀 볼리비아의 분열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주의운동(MAS)의 모니카 에바 코파(32) 의원이 지난주 상원에서 의장으로 선출됐다며 볼리비아의 적법한 대통령은 자니네 아녜스 임시대통령이 아닌 코파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볼리비아 헌법상 대통령 유고 시에는 부통령, 상원의장, 하원의장 순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 모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망명을 전후해 사임했다는 것이다. 이에 야당 소속인 아녜스 상원 부의장은 의회를 소집하고 자신이 대통령직을 승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곧이어 아녜스 임시 대통령을 인정하는 성명을 냈지만,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 의석을 점하는 MAS는 의회의 개회 자체를 거부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아녜스 신임 대통령이 현재의 직위를 점할 "헌법적인 권한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는, "국민은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렇게나 많은 시위가 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 코파 상원의원이 대통령직을 요구할 경우 볼리비아는 베네수엘라처럼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에 휘말리게 된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외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상태다.
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자신은 "우파의 쿠데타"로 인한 희생자라고 항변하며 시위 사망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아녜스 임시 대통령과 측근들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귀환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경찰이 이들을 진입하는 과정에서 최소 20명이 숨졌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사망자 규모는 "집단 학살"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녜스 임시 대통령이 조속히 치르겠다고 한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으며, 후보직 제안이 들어온다고 해도 이를 거절하겠다고 선언했다.



볼리비아에선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의 시위가 연일 계속되며 행정수도인 라파스를 포함, 고립된 일부 지역에선 식품과 휘발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임시 정부는 완전히 고립된 라파스에 생필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가 주요 보급로를 차단해 전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빅토르 우고 사모라 신임 탄화수소부 장관은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도랑을 파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휘발유 운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라파스 시내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으며 일부 문을 연 곳은 평소보다 2배 높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시위 진압 과정에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 세력 쪽에 참가한 시위대 9명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임시 정부와 시위대 간의 대화 성사 가능성은 더욱 요원해진 상황이다.
시위대는 아녜스 임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자 교회 지도자들이 나서 이날 오후 장 아르노 유엔 특사의 참여하에 양측 간의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모랄레스 전 대통령 측의 협조를 요구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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