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헌 의지' 표명…라이벌 이시바 "쉽지 않아" 견제

입력 2020-01-01 19:55  

아베 '개헌 의지' 표명…라이벌 이시바 "쉽지 않아" 견제
차기 총리 주자 이시바, 자민당 개헌안에 "절대 반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년사에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자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새해 벽두부터 견제했다.
1일 일본 총리관저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를 확실히 응시하면서 이 나라의 모양에 관한 큰 개혁을 진행하겠다. 그 선두에 있는 것이 헌법개정"이라며 개헌 의지를 밝혔다.
이날 신년사에서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으나 아베 총리가 개헌의 핵심으로 꼽는 것은 전쟁과 전력(戰力)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개정이다.
아베 총리가 총재를 겸직하는 집권 자민당은 앞서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 1항과 2항을 그대로 두고 '국방군'이라는 형태로 자위대의 존재를 반영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개헌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차기 일본 총리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자민당이 내놓은 헌법 9조 개정안에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이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일본 돗토리(鳥取)현 돗토리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민당의 9조 개정안에 관해 "자위대가 입법, 사법, 행정에 의한 엄격한 통제 아래에 있는 것을 헌법상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헌법 9조 개정 자체에 대해서는 "허들이 매우 높다. 정치의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신년사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자민당 개헌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상 아베 총리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간부나 아베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아베 총리에 대해 자민당 총재를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것에 관해 "총리 자신이 일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총리의 생각에 따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아베 정권의 핵심 정책인 복합리조트(IR) 정책과 관련한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된 것에 관해서 쓴소리하기도 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구속된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 중의원 의원 외에 돈을 받은 국회의원이 5명 더 있다는 진술을 도쿄지검이 확보한 것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국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정당성에 의문을 느끼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그는 또 "(정기국회) 심의를 통해 명확하게 할 것은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협력하는 방안에 관해 "아베 정권의 장기 집권은 스가 장관의 존재가 아니면 있을 수 없었다"며 "정권의 중핵인 스가 씨와 내가 (국가관을) 이야기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는 앞서 인터넷 방송에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정권이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은 장기 집권했음에도 "해이함이나 교만함이 없었다"며 "(아베) 총리처럼 잘 피하는 것도 정치가의 자질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못 한다"고 비꼬는 등 최근 아베 정권과 거리를 두며 존재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21년 9월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난 후 차기 자민당 총재를 노리는 이른바 '포스트 아베' 주자 중 한명이며 최근 주요 신문사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후보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하기 직전인 2012년 9월 총재 선거와 2018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맞붙은 여권 내 라이벌이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 초기에는 이시바를 자민당 간사장, 지방창생담당상 등으로 기용했으나 최근에는 이시바는 물론 이시바 파벌 국회의원을 내각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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