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트럼프 방문 앞두고 타지마할 주변 긴급 '수질 개선'

입력 2020-02-19 17:28  

인도, 트럼프 방문 앞두고 타지마할 주변 긴급 '수질 개선'
물 방류로 악취 감소 기대…'외국 정상 위한 땜질 처방' 비판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심각한 환경 오염에 시달리는 인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타지마할 주변 '수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문화유산 타지마할 옆을 지나는 야무나강에 대량의 물을 방류, 일시적으로 수질이 나아지도록 임시 처방을 한 것이다.
19일 ND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관개(灌漑)부는 최근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시 북쪽 불란드샤르 지역을 지나는 야무나강에 500 큐섹(유량의 단위로 1초간 1세제곱피트에 해당)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야무나강은 갠지스강의 최대 지류 중 하나다.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이 강은 수도 뉴델리 등을 지나며 심각하게 오염된다.
이후 뉴델리 남쪽 아그라를 지날 때쯤이면 폐수에 가까운 수준으로 수질이 추락한다.
이곳에서 나온 벌레가 분비하는 녹색 배설물 때문에 타지마할이 누렇게 변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로 야무나강의 오염은 심각한 상황이다.
24∼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인도를 찾는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타지마할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타르프라데시주 관개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고려해 방류를 결정했다"며 "방류된 물은 21일 오후부터 아그라 지역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당국은 24일까지 늘어난 수량이 유지되고 수질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타르프라데시의 오염관리 관계자는 "그 정도 수량이면 수중 산소량이 늘어나 악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인도 국민이 아닌 외국 정상을 위해, 그것도 '땜질 처방'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야무나강 수질 개선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고페슈와르 나트 차투르베디는 주 정부의 그런 노력은 근본적인 수질 개선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도는 1986년부터 갠지스강 정화 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2천500㎞에 이르는 강 길이와 그 주변 4억 명의 인구를 고려할 때 산발적으로 설치되는 배수시설과 하수처리 공장만으로 오염을 막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뉴델리 남서쪽 지점 야무나강이 오염된 흰 거품으로 가득한 모습으로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당시 환경보호 운동가들은 "해마다 우기가 끝나면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지난 5년간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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