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필요 없다던 미 당국, 정책 선회 기류…내부 혼선도

입력 2020-04-01 03:00   수정 2020-04-01 16:41

마스크 착용 필요 없다던 미 당국, 정책 선회 기류…내부 혼선도
트럼프, '권고 시나리오 예견'…WP "CDC, 마스크 착용 권장 검토"
보건당국자는 '마스크 착용권고'에 선그어…폴리티코 "마스크 미스터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19) 확산과 맞물려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이었던 미 당국이 궤도수정에 나설 듯한 모양새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받는 시나리오를 예견할 수 있다고 언급한지 하루만에 핵심 보건당국자는 '마스크 착용'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을 긋고 나서는 등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미 공중 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 "자료상으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우리가 날마다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우리가 아는 바에 근거해 미국 국민에게 최선의 권고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며칠 동안 재확인한 바"라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의 이 발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언급과는 결을 달리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매우 제한적인 기간이길 바란다"는 것을 전제로 전 미국인의 공공장소 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스콧 고틀리프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의 제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덤스 단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의대생들을 상대로 지난 2015년 진행됐던 한 연구 결과,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한 의대생들이 평균적으로 23차례에 걸쳐 얼굴을 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들어 마스크 착용 시 오히려 얼굴을 빈번히 만지게 됨으로써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덤스 단장은 "우리가 특히 대규모 확산 지역에 대해서는 면 마스크에 대한 정책을 변경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료상으로 볼 때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DC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으며 지침이 필요로 한다면 새로운 권고를 내놓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N95 마스크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일반 대중에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폈다.
이와 함께 애덤스 단장은 개인보호장비(PPE) 부족 상황도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는 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다만 아픈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애덤스 단장은 지난달 말에도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면서 의료진이 사용할 마스크가 부족한 만큼 일반인들은 마스크 구매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코로나19 TF를 총괄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달 초 "아프지 않은 한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외에도 당국 내 관련 지침 재검토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최종 결정 내용이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CDC,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 검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 당국은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았지만, 이는 변경될 수 있다"며 CDC 당국자들이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라고 권장하는 쪽으로 공식 지침을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연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아직 내부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며 최종 결론이 난 상태는 아니라고 WP는 덧붙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마스크 미스터리:왜 미국의 당국자들은 마스크를 무시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른 나라들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에 대해 경고하면서 마스크 착용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주장까지 폈지만 전세계적, 미국내 확산 급증과 맞물려 이러한 지침의 타당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이 활성화되고 마스크 공급 부족이 덜 심한 지역사회들의 경우 바이러스 봉쇄에 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보건 당국자들은 마스크 착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내 코로나19 급증에 따른 것으로 보이나 마스크 착용 효과 여부에 대한 당국의 입장 번복시 혼란이 제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대란' 발생 우려도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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