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헌재, 대통령의 총리후보 지명 '효력 정지'…혼돈 지속

입력 2020-05-02 22:23  

코소보 헌재, 대통령의 총리후보 지명 '효력 정지'…혼돈 지속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내각이 붕괴한 코소보의 차기 정권 수립이 지연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코소보 헌법재판소는 하침 타치 대통령의 신임 총리 후보 지명과 관련해 제1 여당인 좌파 성향 자결당(VV)이 제기한 효력 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타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도우파 정당 코소민주동맹(LDK) 소속의 압둘라 호티 부총리를 새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내각 구성 권한을 부여했다.
작년 10월 총선에서 각각 득표율 1∼2위를 차지한 VV와 LDK는 오랜 협상 끝에 지난 2월 정책 동맹을 맺고 알빈 쿠르티 VV대표를 총리로 한 '좌우 연정'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과 이웃 세르비아와의 관계 개선 등을 놓고 내분을 겪다가 LDK가 지난 3월 다른 야당과 함께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출범 50일 만에 스스로 연정을 무너뜨렸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코소보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계 제로의 상황에 부닥쳤다. 헌재 결정의 효력은 오는 29일까지 지속한다.
타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헌재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다른 정당들도 승복해 달라고 촉구했다.
타치 대통령은 쿠르티 총리에게 다시 내각을 맡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쿠르티 총리는 과도기 총리직을 계속 수행한다.
쿠르티 총리는 새 내각 수립 절차를 일절 인정하지 않고 정치적 복권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견지하는 그는 타치 대통령이 연정 붕괴의 배후 조종자로 의심한다.
LDK와 손잡고 이웃 세르비아와의 무익한 평화협상에 반기를 든 자신을 축출한 뒤 미국의 후원 아래 세르비아와 관계 개선을 꾀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쿠르티 총리가 이끄는 연정 해체를 내심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쿠르티 총리는 코소보 내전 발발 전 세르비아의 억압 정책에 저항한 학생 운동 지도자 출신이다. 부패한 기성 정치권을 겨냥해 정치 개혁을 추동할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지난 총선에서 많은 지지를 끌어냈다.
이슬람교도인 알바니아계 인구가 절대다수인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1만3천여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전쟁을 겪었다.
나토의 개입으로 1999년 내전이 종식되면서 세르비아는 코소보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고, 코소보는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2008년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유엔 가입조차 거부했다.
이 때문에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10년 넘게 서로 적대시하며 정치·경제·외교 등에서 수시로 충돌하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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