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혼선에 렘데시비르 엉뚱한곳 '배달사고'…책임 떠넘기기

입력 2020-05-09 01:48  

미 정부 혼선에 렘데시비르 엉뚱한곳 '배달사고'…책임 떠넘기기
악시오스 "행정부내 의사소통·조율 기능 마비…펜스 부통령, 복지장관에 주의"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 행태 등의 여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지급에 혼선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내 의사소통 및 조율의 완전한 실패로 인해 렘데시비르가 최우선 순위에 있는 병원 일부에 전달되지 못했다고 관련 논의에 대해 알고 있는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런데도 행정부 당국자들은 서로 덤터기를 씌우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총체적 난맥상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인 셈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제조업체인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일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한 이후 "필요한 곳에 나눠달라"며 60만회 이상의 복용분을 연방정부에 기부했다.
이 가운데 3만2천회 이상의 복용분이 지난 5일 인디애나, 매사추세츠, 뉴저지, 뉴욕, 로드아일랜드, 테네시, 버지니아 주(州) 등에 전달된 가운데 상당수의 약품 물량은 코로나19 발병 정도가 덜한 카운티에 전달되는 '배달 사고'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물량의 약 5% 수준이라고 악시오스는 부연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일부는 잘못된 장소로 갔고 일부는 올바른 장소로 갔다"며 "우리는 누가 주문을 넣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도 책임을 인정하려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번 일로 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등도 단단히 화가 났다고 한다.
일부 '배달 사고'가 난 다음 날인 지난 6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펜스 부통령은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HHS) 장관에게 렘데시비르가 적재적소에 전달될 수 있도록 좀 더 주인의식을 갖고 챙기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악시오스가 회의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에이자 장관은 이후 동료들에게 자신은 전날 벌어진 혼란 및 잘못된 수송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고위 당국자인 로버트 캐들렉 질병 준비 및 대응 담당 차관보가 직접 렘데시비르 배급 계획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자 장관은 이번 일에 거리두기에 나섰다고 악시오스는 꼬집었다.
이번 업무는 보건복지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건복지부가 임상 전문지식 등을 활용, 미국 내 코로나19 핫스폿(집중발병지역)들을 중심으로 병원 등에 지급될 렘데시비르의 할당량을 정하면 FEMA가 팔다리가 돼서 그 계획을 실행하는 형태로 역할분담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어디선가 의사소통이 잘못됐고 결과적으로 '배달사고'가 났음에도 정작 문제가 불거지자 어느 기관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한 당국자는 지급 기준으로 활용된 자료가 업데이트되지 않은 자료였던 것도 이번 일의 한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코로나19 TF측은 "지난 5일 일차적으로 7개 주에 전달된 데 이어 보건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긴급한 필요가 있는 16개 주에 추가로 지급될 것"이라며 행정부 차원에서 렘데시비르 지급 계획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일 말고도 보건 당국자들은 렘데시비르 지급을 둘러싼 행정부의 투명성 부족에 대해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는 미언론 보도들도 나온 바 있다. 행정부의 기능 마비와 부처 간 폭탄 돌리기로 인해 일선 의사와 약사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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