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진보 대법관 긴즈버그 퇴원…백악관 "공석시 후보 신속 지명"

입력 2020-07-16 09:26  

미 진보 대법관 긴즈버그 퇴원…백악관 "공석시 후보 신속 지명"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고열과 오한 증세로 병원에 실려 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고령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7)가 퇴원해 자택에서 회복에 들어갔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긴즈버그는 지난 14일 워싱턴DC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종양 치료를 위해 지난 8월 삽입했던 스텐트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대법원은 긴즈버그가 자택에서 잘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긴즈버그는 대법관으로 임명된 1993년 이후 네 차례 암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와 2009년에는 췌장, 1999년에는 결장에 암이 생겼고, 2018년에는 폐종양 제거 수술도 받았다.
긴즈버그가 대법관 중 최고령인 데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 백악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의 입원 사실을 접한 뒤 "건강히 회복하길 바란다"고 전했지만, 얼른 후임 후보를 찾으려 했다는 전언이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관 공석을 대비해 신속하게 후보자 지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 밝혔다.
미국 대법관은 종신직이다.
질병 등으로 인해 스스로 물러나거나 사망하면 공석이 되는데 이때 대통령은 자신과 정책 기조가 유사한 대법관 후보자를 지명하려고 노력한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비슷한 사람을 대법관 후보로 내놓는다.
연방대법원 결정에 따라 정권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정책의 집행이 불발하거나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전 대통령은 최저임금제와 사회보장제도 등 뉴딜정책 법안을 밀어붙였다가 연방대법원의 위헌 결정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찬반이 치열하게 맞붙는 미국 내 모든 쟁점은 연방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정을 받기도 한다.
그 때문에 연방대법원 판결이 미국의 역사이자 정치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관측도 많다.
최근에는 동성결혼 합법, 성 소수자 고용차별 금지, 낙태 금지법 위헌 결정을 내려 미 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긴즈버그는 특히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진보 성향 대법관이다. 보수 성향인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그의 자리를 보수 성향 대법관으로 채우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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