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금융권 채용시장도 꽁꽁…계획도 못잡아

입력 2020-08-30 06:31   수정 2020-08-30 18:51

코로나 재확산에 금융권 채용시장도 꽁꽁…계획도 못잡아
시중은행, 공채 시기도 규모도 방법도 모두 미정
작년엔 3천명 이상 채용…올 상반기엔 300명 남짓
"하반기 안 뽑을 수는 없는데 필기·면접 어쩌나"…온라인 필기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면서 하반기 채용을 앞둔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마다 수백명씩 공개채용을 진행했던 시중은행들은 올해 불투명한 경영환경과 채용 중 감염 우려 등으로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하반기 공채 계획을 잡지 못했다.
통상 8월 말에 채용 일정과 규모를 정하고 준비를 시작해 9월부터 서류 전형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쉽사리 일정을 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애초 추석을 전후해 공채 공고를 낼 예정이었던 하나은행은 이를 잠정 보류했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 재확산 추이를 보며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매년 8월 말이면 공채 윤곽이 나왔던 국민은행도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9월 중·하순에 채용 공고를 냈던 신한·우리은행도 여전히 채용 규모와 일정을 검토하는 단계다. 9월쯤 채용 규모를 정했던 농협은행 역시 이르긴 하지만 미정인 상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채용 시기도, 규모도, 방법도 정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코로나19 유행으로 인력 운용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용계획 역시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은행이 지난해 채용한 인원은 총 3천명 이상이다. 신입·경력을 합해 국민은행은 500여명, 하나은행은 200여명, 신한은행은 1천여명을 뽑았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공채를 통해서만 각각 750명, 55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에는 5곳 중 3곳이 상·하반기 나눠 공채를 진행했지만, 올해 상반기 공채를 한 곳은 농협은행 1곳에 불과하다.
농협은행은 공채로 280명을 채용했다. 나머지는 수시채용의 형식으로 정보기술(IT)·글로벌 등의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뽑았다.
이렇게 채용한 인원은 국민은행 100여명, 하나은행 100여명(퇴직자 재채용·장애인 채용 포함), 신한은행 100여명, 우리은행 40명으로 총 340여명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채용인원의 10% 남짓한 규모다.

고연봉의 대표직종으로 꼽히는 은행은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선호하는 직장이다. 시중은행 입사를 꿈꿨던 이들은 코로나19로 취업 문이 더 좁아지지 않을지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공채를 하지 않고 그냥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인력 운용에 변동성이 크고, 채용 전형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고심하는 지점은 필기·면접전형이다.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를 계기로 2018년 제정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은 정규 신입공채 시 필기시험을 사실상 의무화했다.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으니 수백명을 뽑는다고 하면 수만명이 몰린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학생들이 오프라인 등교도 못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고사장을 어떻게 마련할지, 대면 면접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공채에서 온라인 필기시험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다만 대규모 인원인 데다 준비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그러나 채용 일정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년 떠들썩하게 진행됐던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도 올해는 머쓱한 상황이다.
지난 26∼28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서 이들 은행은 일대일 비대면 면접을 해 상위 30% 성적을 받은 면접자에게 하반기 공채 시 1차 서류 전형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2천200명으로 한정된 비대면 면접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부터 치열했지만, 취준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정작 공채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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