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희 지지에 외신 '일방주의·WTO 흔들기' 해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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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9 15:56   수정 2020-10-29 16:32

미국 유명희 지지에 외신 '일방주의·WTO 흔들기' 해석(종합)

미국 유명희 지지에 외신 '일방주의·WTO 흔들기' 해석(종합)
BBC "아프리카 첫 WTO 수장 막으려 해"
FT "회원국 무시"…가디언 "사보타주 의심"
WSJ "미국 뒷북에 유명희 지지국도 반발"
"트럼프, 자기길 못가면 고춧가루 뿌린다"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이재영 기자 =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공개 지지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미국의 일방주의가 다시 발동했다는 해석을 쏟아냈다.
미국의 뒤늦은 이의 제기에 유 본부장을 지지하던 국가들마저 반감을 드러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미국이 아프리카 첫 WTO 수장이 되려는 오콘조이웨알라를 막으려고 시도한다"면서 "미국이 유 본부장을 계속 지지한다고 하면서 4달간 진행된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장애물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유 본부장 지지성명이 'WTO 비판조'였다고 했다.
USTR은 앞서 성명에서 "WTO는 현장에서 경험이 있는 이가 이끌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WTO와 국제통상에 매우 어려운 시기로 WTO는 중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BC방송은 "미국이 반대한다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WTO 수장으로 선출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미국이 (회원국들의) 최종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WTO 사무총장 선두주자를 거부했다"면서 "160여개 회원국을 무시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불확실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일간 가디언은 "미국이 종종 WTO 운영방식에 불만을 나타내왔다"면서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에 반대하고 WTO 상소기구 위원선임을 막아 기능을 중단시킨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TO가 중국에 편향적인 태도를 취해 미국이 손해를 본다고 주장하며 탈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가디언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오콘조이웨알라 반대가 WTO를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하려는 고의적인 시도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길 계속 거부하면 결국 투표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의 뜻에 반해 지명된 사무총장은 힘든 임기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다음달 3일 열리는 미국 대선이 마무리되면 미국 정부의 입장이 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WTO는 미 대선 이후인 다음 달 9일 특별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을 추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WTO 회원국 가운데 미국만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의 사무총장 추대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앞서 취재진에 전날 열린 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회의에 참석한 27개국 대표 가운데 미국 대표만이 이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미국 측은 특정후보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표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WTO 사무총장 선출규정에 흠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논란이 일었고 유럽연합(EU) 대표는 "미국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할 것이었다면 훨씬 일찍 해야 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WSJ은 "일부 유 본부장을 지지했던 국가를 포함해 다른 국가 대표들이 미국에 대한 EU의 이의제기에 동참했다"면서 "대표들은 (미국의 행동이) 자신들을 괴롭히려는 시도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의를 철회하지 않으면 (다른 회원국이) 내달 오콘조이웨알라에게 투표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대사는 "투표로 가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99%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상소기구 위원선임을 막아 국제무역 중재자로서 WTO 역할을 마비시킨 미국이 이번엔 몇 주 또는 몇 달간의 '리더십 공백'을 위협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 고위직 출신 윌리엄 라인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미국의 오콘조이웨알라 반대가 "매우 트럼프적(Very Trumpian)"이라면서 "그들은 자기 길을 갈 수 없다면 기꺼이 고춧가루를 뿌리려는 태도"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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