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탄핵심판부터 코로나까지…반전 거듭한 극적 장면들

입력 2020-11-03 14:00   수정 2020-11-03 16:16

[미 대선] 탄핵심판부터 코로나까지…반전 거듭한 극적 장면들
탄핵심판 극복한 트럼프…당내경선 기사회생한 바이든
최대 반전은 팬데믹…트럼프 재선 장밋빛 전망에 찬물
인종·보혁 갈등 격화…'세기의 난장판' 대선토론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3일(현지시간) 결승점에 도달한 미국 대선 레이스는 극적인 반전의 연속이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회분열 속에 대통령 탄핵심판, 사회분열과 대규모 시위, 전염병 창궐, 보혁갈등 격화 등 대형사건들이 속출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속해서 맹위를 떨친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창궐은 미국인 20여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데다가 최장기 호황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보건과 경제 붕괴 앞에 도널드 트럼프 현직 대통령은 위기에 몰렸고 도전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 특검수사 이어 탄핵심판까지 극복한 '불사조'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발목을 잡아 온 러시아 내통설에 대해 특별검사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은 지 수개월 만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의 비리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한 정황이 잡혀 탄핵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올해 2월 5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검찰',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배심원'이 된 재판에서 예고된 결과였다.
스캔들을 털어내고 역공의 기회를 잡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길은 무척이나 밝아 보였다.
경제는 역대 최장의 확장기를 이어갔고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반세기만의 최저였으며 주가지수는 사상 최다치를 거푸 경신하고 있었다.



◇ 당내경선 위기 딛고 트럼피즘 격파 외친 바이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올해 2월 아예 대선후보가 되지 못할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등 대선 풍향계로 지목되는 경선에서 4위, 5위로 떨어졌다.
막상 경선판이 열리자 대세론은 실종되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경쟁자들이 앞에서 활개를 쳤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첫 승리이자 압승을 거두며 판세를 뒤집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세를 몰아 지지층을 결집했고 후보들은 하나둘씩 선거운동을 포기했다.
마지막까지 경쟁하던 샌더스 의원이 4월 초 레이스를 중단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찌감치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8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낙점해 대권을 향한 전열을 완성했다.
사상 첫 흑인여성 부통령 후보인 해리스 의원은 선거운동과 모금에서 바이든 캠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4년을 지배한 트럼피즘(트럼프 대통령의 정치행태)에 맞서는 보편의료 확대, 총기규제, 동맹과의 관계 복원, 국제질서 수호 등을 공약했다.



◇ 최고의 반전…대선판세 쥐고 흔든 코로나19 팬데믹
이번 대선을 사실상 좌지우지한 것은 미국에 상륙한 코로나19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올해 초 미국에 유행하고 있음에도 수 주 동안 심각성을 저평가했다.
그러나 확진자가 급증해 공중보건 위기를 감출 수 없는 사태까지 치닫자 결국 3월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코로나19는 통제 불능 수준이 돼버렸고 이는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수많은 환자와 사망자를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부실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초 발병지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고 했으나 보건과 경제의 동반 붕괴 앞에 면피는 역부족이었다.
방역규제 때문에 경제활동이 마비돼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고 실업률이 치솟아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는 망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위험성을 희석하거나 백신 개발을 대선 전으로 앞당기려고 애썼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대선을 약 한달 앞둔 10월 2일 본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약화해가던 부실 대응론은 막판에 되살아났다.
방역실패 논란 속에 자신은 고가 치료를 받으면서 국민에 '겁내지 말라'고 해 위화감까지 자극했다.



◇ 인종차별에 사회 대분열…트럼프, 성경 들고 "법질서 확립"
지난 5월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은 전국적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문제의 해결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감한 경찰개혁과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의 처우개선, 사회통합을 주장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을 두둔하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시위에는 그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캠페인을 주도한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들도 동참했다.
인식 개선과 함께 유색인종 차별, 특히 노예제의 잔재인 군기지 이름, 상표, 관습 등을 없애자는 운동도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움직임을 애써 외면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대조된 행보를 보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를 극좌세력이 주도하는 폭력사태로 규정하며 '법질서 확립'을 주장하면서 갈등은 더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 진압에 연방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군 통수권자로서 군 수뇌부와 마찰을 겪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백악관 앞 시위를 최루가스로 진압해 과잉대응 논란에 휘말렸고 국방장관, 합참의장, 법무장관을 데리고 근처 교회로 가 성경을 들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 사회분열 속 대법관 임명 둘러싼 '보혁갈등 폭탄'까지
미국 진보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숨지면서 대선판은 다시 한번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민주당 요구를 묵살하고 보수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후임으로 지명했다.
대통령은 물론 인준을 책임지는 상원의 의석 분포가 바뀔 수 있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대법관을 교체하는 게 민주적인지 논란이 일었다.
사회분쟁 해소 역할을 하는 대법원이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균형을 잃어 미국 사회가 우경화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때 불복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대법관을 서둘러 임명했다는 의심까지 나왔다.
건강보험개혁법, 낙태 등 고질적 갈등의 종착역인 대법원이 기울어질 가능성에 그렇지 않아도 분열적인 대선판에 보혁갈등까지 격화했다.
결국 공화당이 과반의석을 보유한 상원은 지난달 26일 전체회의에서 찬성 52대, 반대 48로 배럿 판사의 대법관 인준을 마무리했다.



◇ 세기의 막장 대선 토론…"미국 몰락했다" 비아냥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난 9월 29일 대선 TV토론은 역사에 남을 난장판으로 기록됐다.
정책 공방이 실종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내내 말 자리기와 모욕을 되풀이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도 신경질적으로 응수했다.
두 후보가 코로나19 대응, 인종차별 문제, 대외 정책 등에서 접점을 찾을 수 없었던 만큼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해외언론에서는 미국의 대선 토론이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 격투, 이종 격투기, 싸구려 리얼리티쇼로 전락했다는 조롱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슈퍼파워 미국의 몰락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논란 속에 10월 22일 열린 2차 겸 마지막 토론에서는 후보의 발언시간 보장을 위한 마이크 음소거 장치가 마련됐다.
그 결과 첫 토론처럼 중간에 말을 끊고 모욕을 쏟아내는 파행은 없었고 두 후보는 자신의 의견과 정책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토론도 대선 판세에 영향을 줄 한방이 없었다는 평가와 함께 마이크를 끄는 장치가 최종 승리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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