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파 법무 '부정선거 조사' 기습 지시에 책임검사 사직 '항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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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10 17:19   수정 2020-11-10 17:23

충성파 법무 '부정선거 조사' 기습 지시에 책임검사 사직 '항명'(종합)

충성파 법무 '부정선거 조사' 기습 지시에 책임검사 사직 '항명'(종합)
바 법무 '선거결과 확정 전 수사 자제' 관행 깨…미국판 검란 비화하나
트럼프, 불복 드라이브에 법무부 이용? 바 장관 알아서 엎드리기?
트럼프 국방 경질 '레임덕 공포정치' 속 사법부 중립성 논란 도마에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성파'로 꼽혀온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법무부 내 선거범죄 담당 고위 검사가 정면 반기를 들고 전격 사직서를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 돌입 등 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측이 주장해온 '선거 사기' 의혹 수사를 둘러싸고 항명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판 검란'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 사법부의 독립성·중립성 논란이 재연되며 파문이 예상된다.
바 장관은 9일(현지시간) 전국의 연방 형사 검사들에게 보낸 메모 형식의 서한에서 "투표 부정에 대한 실질적 혐의가 있다면 여러분의 관할구역 내 특정 지역에서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에 앞서 이를 추적하는 것을 재가한다"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AP통신도 입수한 메모를 토대로 바 장관이 개별 주(州)에서 연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명하고 신뢰할만한 '부정'의 혐의가 있다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 공직자청렴수사국(PIS) 산하 선거범죄부서 책임자인 리처드 필저 검사는 바 장관의 이러한 지시가 이뤄진 지 몇 시간 만에 항의 표시로 돌연 사임했다고 CNN,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필저 검사는 동료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바 장관이 선거 결과가 이의 없이 확정되기 이전에는 부정선거 수사에 불개입해온 40년 된 정책을 뒤집는 중대한 새 정책을 발표했다고 반발했다.
그는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당파적 두려움이나 치우침 없이 공격적이고 부지런하게 연방 선거법과 정책, 관례를 집행하기 위해 여러분과 일하는 것을 매우 즐겼다"고 말했다.

다만 필저 검사가 다른 자리로 옮겨 법무부에 계속 재직할지 여부는 분명히 알려지지 않았다.
증인에 대한 면접조사 등의 수사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한 이번 조치는 선거 결과가 확정되고 모든 재검표 및 다툼이 끝날 때까지는 명시적 수사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을 검사들에게 권고해온 기존 정책에서 달라진 것이라고 미언론들이 전했다.
바 장관은 법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사기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어떠한 징후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바 장관의 이날 조치는 필저 검사를 포함, 법무부 내 고위 당국자들도 놀랄 정도로 기습적으로 이뤄졌다고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한 인사가 CNN에 전했다.
그동안 법무 당국자들 사이에서 수 주간 내부 논의가 이뤄졌었는데, 고위 당국자들은 부정선거 의혹 수사에 대한 정책 변화는 '나쁜 생각'이라는 의견을 바 장관에게 전달했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인 바 장관은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선거사기' 주장을 지원사격 하는 등 그동안 법무부를 정치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왔다.
그는 대선 국면 막판에 조 바이든 당선인 부자에 대한 이른바 '우크라이나 의혹'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질책을 들었으며 한때 경질설이 돌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극도로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이미 난항을 겪고 있는 정권이양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AP통신도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데 법무부를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단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캠프측은 '사기 선거'를 주장하며 우편투표 집계 중단 또는 무효화를 요구하는 소송을 각 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태이다. 바 장관은 이에 대한 그간의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CNN은 바 장관이 자신과 법무부가 트럼프와 그 캠프가 발견하지 못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바 장관은 최근 몇 주간 부정선거 문제에 집착해왔으며 연방 관리들의 투표소 파견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의해 왔다고 한다.
이번 일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였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 '포스트 대선' 숙청 작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레임덕 상태에서 무자비한 '공포정치'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한 가운데 벌어진 것이기도 하다.
마침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주장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듯 했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입을 열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등 국방장관이 경질된 날, 행정부와 여당 수뇌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특히 미 언론은 바 장관이 이날 매코널 원내대표의 공개 언급 직후 의회내 매코널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을 주목했다.
다만 법무부 당국자는 그 누구도 바 장관에게 메모 배포를 요청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고 외압설을 부인했다고 CNN, AP통신이 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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