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에 "제2의 아버지"라던 마라도나… 쿠바서도 추모 물결

입력 2020-11-27 11:23   수정 2020-11-27 14:05

카스트로에 "제2의 아버지"라던 마라도나… 쿠바서도 추모 물결
생전 각별한 친분…약물중독 치료차 쿠바 머물 때 깊어져
다리에 카스트로 얼굴문신하고 자서전도 헌정…세상 뜬 날짜도 같아 '인연'
쿠바 외교장관 "그는 우리 중 한 명이었다" 애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마라도나는 우리 중 한 명이었다. 이 사람, 축구 선수, 친구를 위해 전 세계가 울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별세하자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외국 축구선수의 별세 소식에 외교장관이 공식채널로 애도한 이 글에서 생전 마라도나와 쿠바 간 특별한 인연을 엿볼 수 있다.
마라도나는 쿠바 국민에게 자국 혁명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와 각별한 사이였던 인물로 기억된다.
마라도나는 1987년에 쿠바를 방문했을 때 카스트로를 처음 만난 후 친분을 쌓았다.
이들의 우정은 마라도나가 2000년대 초 약물 중독을 치료하려고 쿠바 수도 아바나에 4년간 머무르면서 깊어졌다.
마라도나는 당시 카스트로가 오전에 자주 연락해와 정치, 스포츠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아바나에서 로이터통신 직원으로 근무하며 마라도나와 친했던 알프레도 테데스키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그에게 카스트로는 우상이었다"고 회고했다.
테데스키는 하루는 마라도나가 자신을 찾아와 불쑥 카스트로의 집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카스트로는 이들이 방문하자 일정을 비우고 3시간이나 함께 보냈다고 테데스키는 전했다. 이들은 카스트로의 사무실에서 축구도 했다고 한다.


카스트로를 '제2의 아버지'라고 부르던 마라도나는 왼쪽 다리에 카스트로의 얼굴 문신도 새겼다. 2000년 발간한 자서전에선 책을 헌정하는 인물 목록에 카스트로를 포함했다.
카스트로도 생전 마라도나에 관해 "디에고는 좋은 친구이며 매우 고결한 사람"이라면서 "쿠바와 우정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물질적 이익은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공교롭게도 마라도나와 카스트로는 세상을 뜬 날짜도 11월 25일로 같다.
2016년 카스트로가 숨지자 마라도나는 "쿠바인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이들은 내가 아플 때 많은 사랑을 줬다"라면서 "오늘 내가 매일 아침 일어나 운동을 하고 여러분과 말할 수 있는 건 피델의 덕이 크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쿠바 국민들은 두 인물이 같은 날에 별세한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며 마라도나를 애도하고 있다.
아바나 주민인 루이스 페레스는 로이터에 "11월 25일은 위대한 두 사람이 숨을 거둔 날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면서 "한 사람은 축구에서, 한 사람은 쿠바 혁명에서 위대했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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