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중국 미대사관 과거 의문의 두통…극초단파 공격 가능성

입력 2020-12-06 08:34   수정 2020-12-06 12:53

쿠바·중국 미대사관 과거 의문의 두통…극초단파 공격 가능성
미 국립과학원 전문가위원회 보고서…가해자는 특정 안 해
미 정부 "추정 머물러, 조사 진행중"…NYT, 러시아 소행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과거 중국과 쿠바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근무 당시 겪은 두통 등 신경계 증상은 극초단파 공격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이 19명의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연구한 결과, 극초단파를 포함한 고주파 에너지가 이 기이한 질병의 가장 가능성이 있는 원인일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 쿠바의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 일부는 두통과 어지럼증, 기억력 상실을 비롯해 한밤중 거주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경험이 있다는 증상을 호소했다.
이후 2018년 중국에서 일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 일부도 같은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상은 쿠바 수도 아바나의 이름을 따 '아바나 증후군'이라고 명명됐다.
NYT는 쿠바, 중국과 다른 나라를 포함해 수십 명이 같은 피해를 봤고, 해외 지국을 찾은 미 중앙정보국(CIA) 당국자들도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NASEM의 전문가위원회는 화학적 노출이나 전염병 등 다른 원인을 고려했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며 피해자의 증상이 고주파 에너지에 의한 공격과 좀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NYT는 "이번 보고서는 신중하고 과학적인 언어로 표현됐지만 이 사건이 악의적 공격의 결과라는 강한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태도를 문제 삼았다.
많은 전문가가 고주파 에너지가 가장 가능성이 큰 원인이고 외국이 이를 무기화한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행정부는 이 사건에 관한 공개적 추정을 거부해 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서 해당 사건이 터졌을 때 쿠바 대사관 주재 직원을 줄인 뒤 미국의 쿠바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보복 조처를 했다.
그러나 국무부는 중국에서 발생한 증상에 대해선 개인적 건강 문제로 취급하며 다른 태도를 취했는데, 공격의 결과라고 인정한다면 직원을 대피시키는 상황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중국과 관계를 교란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 아니냐고 NYT는 봤다.
그러면서 NYT는 이 사건이 러시아 소행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보고서는 가해자를 따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구 소련이 고주파 기술에 관해 중요한 연구를 했다고 언급한 대목이 있다는 것이다. 또 소련은 70~80년대 모스크바의 미국 대사관을 극초단파로 공격한 전력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내고 각각의 가능한 원인은 추정에 머물러 있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전문가위원회는 안보 우려 탓에 접근할 수 있는 자료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10월 관련 질문에 명확한 결론이 아직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8월 국무부에 제출됐지만 의회의 제출 압력을 받은 후 최근에야 일부 의회 당국자에게 공유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국무부가 즉시 조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계획과 절차를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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