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가스 발언' 이어 '두탕 회식'으로 위기…조기낙마 관측도

입력 2020-12-18 09:54  

스가 '가스 발언' 이어 '두탕 회식'으로 위기…조기낙마 관측도
대국민 사과한 날 저녁에도 두 차례 회식…"위기관리 인물 없다"
전문가 "자민당 내에서 '스가 내려놓기' 분위기 확산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최악의 국면을 맞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연일 하루 두 차례 저녁 회식을 하는 등 유권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총리 조기 교체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최근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스가 총리의 회식이 뭇매를 맞고 있다.
그가 지난 15일 도쿄(東京) 긴자(銀座)의 한 스테이트 전문점에서 집권 자민당 이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배우, 프로야구 단장 등 8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망년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쇄도한 것이다.
스가 총리는 이날 망년회에 앞서 기업인 등 약 15명이 참석하는 만찬을 했는데 그는 이처럼 하루 두 차례 저녁 회식을 반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와의 승부가 걸린 3주로 규정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주 사이에 스가 총리가 회식을 한 날은 13일에 달했고 나머지 평일에는 비서관과 식사를 했다.



특히 이 가운데 닷새 동안은 하룻저녁에 회식을 두 번씩 했다.
스가 총리는 자신의 회식이 문제가 되자 16일 "인사를 하고 떠나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40분 정도 (회식 자리에) 남아 있어서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됐다.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국민의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가는 이처럼 사과의 뜻을 표명한 직후에도 속칭 '두탕 뛰기' 회식을 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지난달 19일 식사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을 막기 위해 대화할 때 마스크 착용을 전문가들은 권한다며 "'조용한 마스크 회식'을 제발 부탁하고 싶다. 나도 오늘부터 철저하게 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을 솔선해서 실천했는지도 의문이다.
스가 총리 주변 인물들은 스가 총리가 식사 때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할 때는 마스크를 쓴다고 설명했으나 스테이크 식당 회식 동석자는 참석자들이 식당 측이 제공한 주머니에 마스크를 넣어뒀다고 설명했다.
스가가 회식으로 지탄을 받자 자민당 정치인들은 몸을 사리느라 송년회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그만큼 스가가 회식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셈이다.
앞서 스가는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고투 트래블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급증하고 일본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불만 때문에 지지율이 급락하자 이달 14일 떠밀리듯 고투 트래블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스가는 이로부터 사흘 전에도 고투 트래블 중단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 재생 담당상은 "(감염을 확산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일정한 감염 수준이 되면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감염을) 억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최대한의 예방 효과를 위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결국 감염 예방을 위해 고투 트래블을 일시 중단한다는 설명인데 그렇다면 왜 진작 중단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스가 총리는 이달 11일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스'입니다"라고 농담을 섞어 웃으면서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그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미지도 확산했다.
스가는 역대 3위의 지지율로 내각을 출범했다가 불과 3개월 만에 지지 여론과 비판 여론이 역전됐다.
이른 감이 있으나 이번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스가 정권이 단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 저널리스트 이즈미 히로시(泉宏) 씨는 "'가스 발언'은 너무 경솔하다. (고투) 트래블 대응과 맞물려 정치의 흐름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최근 스가 씨는 악수(惡手)가 이어지고 있다.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위기관리가 가능한 인물이 비서관을 비롯한 내각에 없는 것도 원인"이라고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 요금 인하 등의 성과를 보여주고 도쿄 올림픽을 성사시킨 후 국회를 해산해 총리 재선을 노리는 스가의 전략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즈미 씨는 "자민당 내에서 '스가 내려놓기'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감염 확산이 수습되지 않으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총리 아래서 조기 중의원 선거를 하자는 요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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