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국산 백신 승인 뒤 "입증 덜된걸 어떻게 쓰냐" 내홍

입력 2021-01-04 08:21  

인도, 자국산 백신 승인 뒤 "입증 덜된걸 어떻게 쓰냐" 내홍
미·중·러 이어 '백신자립' 선언했으나 후폭풍
예방효과 안밝혀 업계·야당 '졸속승인' 의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인도 정부가 자국에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자립선언과 함께 승인했으나 내부에서부터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다.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의약품관리국(DCGI)이 자국기업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코박신'의 긴급사용을 전날 승인하자 업계 전문가들과 야당이 신뢰할 수 없다며 공세에 나섰다.
비판의 주된 이유는 DCGI와 바라트가 코박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의 백신제조사인 세룸인스티튜트(SII)의 최고경영자 아다르 푸나왈라는 "조사결과가 공개되기 전에 그 백신이 어떤 방식으로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SII는 이미 다른 국가에서 사용에 들어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만들어 인도에서 '코비실드'라는 상표로 공급하는 현지업체다.
투명성 활동가 사케트 코케일은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를 충분히 보여주지 않은 상황에서 무슨 근거로 승인이 떨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코박스의 예방효과가 2회 접종을 마쳤을 경우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접종에 들어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백신의 효과가 둘다 90%를 넘는 것으로 발표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초라한 수치다.

인도의 야당 의원이자 전직 장관인 샤시 사루어는 "졸속 승인이라서 위험할 수 있다"며 "시험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사용을 피해야 하며 그 사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DCGI는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도 전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인도에서 3상 시험까지 마쳤으나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은 11월 중순 시작된 3상 시험이 진행되는 중에 긴급사용이 승인됐다.
당국은 코박신이 오는 2월이나 3월에 접종에 들어갈 것이라고 작년 11월 밝혔으나 이번 승인에 따라 보급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인도 정부는 자국 기업이 개발한 코박신의 승인을 국가 자립의 상징으로 강조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두 종류 백신이 인도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모든 인도인이 자랑스러울 것"이라며 "이것은 '자립 인도'의 꿈을 실현하려는 우리 과학계의 열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도에 앞서 자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 국가로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독일이 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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