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회장후보 이달 결정…힘실리는 '김정태 재신임론'

입력 2021-02-14 06:05  

하나금융 회장후보 이달 결정…힘실리는 '김정태 재신임론'
이달 최종후보 1인 선정…유력후보들 줄줄이 사법 리스크에 '발목'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가 이달 중 정해질 예정이다.
그동안 차기 회장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이들이 하나같이 법률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위해 김정태 현 회장의 '1년 재신임'이 필요하다는 데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나고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진행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로, 회추위는 주총 2주 전까지 새로운 회장을 확정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2월 말까지 최종 후보 1인이 선정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윤성복 이사회 의장(한국공인회계사회 심의위원장),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백태승 연세대 교수, 김홍진 전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양동훈 동국대 교수, 허윤 서강대 교수,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등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대내외 여건상 김 회장의 재신임이 필요하다는 데 최근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한 뒤 추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내비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력 후보군이 법률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비상 상황에 따른 조직 안정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대안의 부재' 속에서 김 회장의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추가 연임을 하더라도 내년 주총까지 약 1년의 임기만 더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유력 후보군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1년간 재신임을 받아 회장직 수행을 이어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일 수 있다는 의견이 하나금융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차기 회장 후보군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혀온 함영주 부회장은 현재 채용비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받은 뒤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데 이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함 부회장의 경우 채용비리 재판이 3월 말로 미뤄졌고 DLF 중징계 관련 행정소송은 4월 이후 진행될 예정인 만큼 차기 회장 선임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조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후보인 이진국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최근 주식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고,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제재 및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작년 1월 DLF 사태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에 해당하는 '3개월 직무정지'를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차기 회장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김 회장이 1년 더 연임하고 내년에 다시 회추위를 가동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장기 경영체제에 대한 금융당국과 여론의 부정적 인식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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