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신의 직장'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 폐지되나

입력 2021-03-10 07:33  

[차이나통통]'신의 직장'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 폐지되나
코로나·불경기에 '공무원 응시 35세 미만 규정' 철폐 목소리
中누리꾼들, 폐지 찬성 속 "청년 취업 기회 잃어" 반발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대학 졸업하면 공무원이 되는게 꿈입니다."
중국 최고 명문 베이징(北京)대학 졸업을 앞둔 한 중국인 학생이 최근 필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우리나라 못지 않게 중국에서도 공무원은 '신의 직장'. '철밥통'으로 불리며 구직자들의 선호한다.
중국은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사회로 철저히 관료 조직 중심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고위직 뿐만 아니라 말단 공무원까지 적지 않은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보니 임금은 적더라도 공무원은 선망하는 직업인 셈이다.
현재 중국 공무원은 중앙 및 지방직을 포함해 70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평균 월급은 중앙 부처 신입 기준으로 7천(한화 122만원)~8천 위안(140만원)으로 크진 않지만 정년이 만 60세까지 보장되며 각종 이권 등에 관련돼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다.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부처는 경제발전 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국세청, 재정국, 당과 정부 기관, 세관, 증권감독위원 등 대부분 경제적 이득과 직접 관련된 분야다.
지난해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에 150만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54.16대 1을 기록한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알 수 있다. 일부 직종의 경우 최대 경쟁률이 3천334대 1까지 치솟았다.
공무원 시험이 중고교 및 대학 입시와 대학원 입시에 이어 제3의 '고시 열기' 대열에 올라선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졸 구직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직업인 공무원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공무원 관련 이슈가 도마에 올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인 장성난(藏勝南) 원저우(溫州)대학 인문학원 연구원은 35세 미만으로 제한된 현행 중국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을 폐지하자고 연례 회의에서 공식 건의했다.
장성난 대표는 "인재 채용에서 35세를 문턱으로 잡음에 따라 30대 직장인들이 과도한 경쟁과 압력 그리고 생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국가 공무원 응시 연령 제한을 없애 중국 사회에 나이를 가지고 채용을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시험 응시 35세 미만'은 2007년 '공무원 채용 규정' 제정 때 만들어진 것으로 이미 10여년이 훌쩍 지나 현재 상황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당시에는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폭발해 구직이 쉬었던데다 35세에 도달하면서까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 발전이 주춤하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도산했고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경색되면서 30대 연령층이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은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취급받는 30대들에게는 재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데 현행 규정상 시험 자체를 막고 있어 중국 경제 발전 및 구직 시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기업들 또한 공무원 시험 규정에 맞춰 사실상 '35세 미만'을 일종의 취업 상한선으로 적용해 이직을 희망하거나 구직하려는 30대 기혼 직장인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 구직 전문가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수많은 기업들이 감원을 하면서 35세 이상 직장인들이 재취업 시장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면서 "이는 이미 중국의 큰 사회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성난 연구원은 "35세 이상은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연령"이라면서 "20대 중반에 대학을 졸업해 35세가 될 무렵이면 경력을 바탕으로 한층 성숙한 단계라 공무원 시험부터 연령 제한을 폐지해 중국 사회의 채용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웨이보 등에서 중국 누리꾼들의 찬반 논쟁도 거셌다.
온라인 찬반 투표에서는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 폐지' 찬성이 반대보다 3배 이상 많아 압도적이었다.
이들 누리꾼은 "채용 시장, 특히 공무원 시험에 있어 이런 연령 제한이 있어서는 안된다", "35세가 넘으면 업무 능력이 성숙됐기 때문에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35세 이상 구직자들까지 공무원 시험에 가세하면 젊은이들이 취업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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