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부족' 멕시코, 한국서 항암제 등 구입 추진

입력 2021-03-11 03:48  

'의약품 부족' 멕시코, 한국서 항암제 등 구입 추진
멕시코 대통령 "한국·인도와 의약품 구매 논의 중"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는 멕시코가 한국에서 항암제 등을 공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의약품 부족 문제와 관련해 유엔 조달시장을 통한 의약품 확보가 진행 중이라며 "아울러 한국·인도와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면서 "올해뿐 아니라 (2024년까지인) 내 남은 임기 동안 쓸 수 있는 충분한 의약품을 곧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호르헤 알코세르 바렐라 보건장관도 "지금 (대표단이) 한국에서 제약사를 방문하고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과 코트라 멕시코시티무역관 등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 보건복지청(INSABI) 관계자들이 일주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다. 지난해 설립된 보건복지청은 멕시코 공공 의료기관의 의약품을 통합 구매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이번 대표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등과 면담하고 국내 제약사 몇 곳도 방문해 주로 항암제 등의 수입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정부가 의약품 부족을 심각한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구매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에서는 약 2년 전부터 의약품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항암제 부족이 심각해 어쩔 수 없이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일도 벌어지면서 소아암 환자 부모들의 시위도 잇따랐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가 취임 후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 국제기구의 공개 입찰 방식을 중심으로 의약품 조달체계를 바꾸는 등의 공공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었다.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마피아가 의약품 구매와 관련한 모든 것을 쥐고 있었다"며 시스템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의약품과 관련한 모든 것이 독과점이었다. 배급업체 10곳이 매년 700억 페소(약 3조8천억원)의 의약품을 정부에 납품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부패한 정치인, 언론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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