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하원, 안락사 합법화…올해 6월부터 시행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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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19 02:09  

스페인 하원, 안락사 합법화…올해 6월부터 시행 예고(종합)

스페인 하원, 안락사 합법화…올해 6월부터 시행 예고(종합)

불치병·정상적 생활 불가능할 경우 허용키로…엄격한 기준 전제

좌파·중도 vs 우파 의견 갈려…극우 정당 "헌법소원 제기하겠다"





(서울·파리=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 하원이 18일(현지시간) 적극적인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페인 좌파 정부가 발의한 법안은 이날 하원에서 찬성 202표, 반대 141표, 기권 2표로 가결돼 3개월 뒤 시행된다고 일간 엘파이스가 전했다.

법안은 의료진이 의도적으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생명을 끝내는 적극적인 안락사와 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의학적인 도움을 받는 조력자살 합법화를 골자로 한다.

안락사는 심각한 질병, 불치병, 심각하고 만성적이며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하게 만드는 질환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야기할 때만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최장 한 달이 걸리는 엄격한 절차를 밟도록 했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는 건강 상태와 대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하고, 환자가 15일 간격을 두고 직접 두 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안락사를 요청해야 한다.

두 번째 요청이 들어오면 담당 의사는 의료·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역위원회에 이를 전달하고, 위원회는 전문가 2명을 지정해 안락사 허용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의료진은 양심을 이유로 안락사 절차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안락사 합법화는 좌파, 중도 정당의 지지로 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었으나 가톨릭교회와 일부 의료진, 우파 정당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극우 정당 복스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으며, 집권하게 된다면 이 법을 폐기하겠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내 안락사 찬반 논쟁은 1980년대부터 이어지고 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진 라몬 샴페드로 사건이 특히 유명하다.

그는 25세에 바다에서 다이빙하다가 몸 전체가 마비되는 사고를 당한다.

이후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안락사 합법화를 위해 30년간 법정에서 싸웠다.

결국 그는 1998년 친구인 라모나 마네이로의 도움으로 죽음에 이르렀다.

마네이로는 당시 체포됐다가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다. 그녀는 공소시효가 만료되자 자신이 샴페드로에 독극물을 제공한 사실을 털어놨다.

마네이로는 스페인의 안락사 합법화가 "라몬은 물론 혜택을 얻게 될 이들을 위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인생을 다룬 영화 '씨 인사이드'(The Sea Inside)는 제6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는 샴페드로 사건 외에도 마드리드의 마취과 의사였던 루이스 몬테스가 73명의 말기 환자의 죽음을 도왔다가 기소됐다.

법원은 2007년 그에 대한 기소를 중단했다.

가장 최근인 2019년 안젤로 에르난데스가 수십 년간 다발성 경화증으로 고통을 받아온 아내의 안락사를 도왔다가 체포됐다.

안락사는 크게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 조력자살 등으로 나뉜다.

소극적 안락사는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영양공급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치료를 중단함으로써 자연적 죽음에 앞서 생명을 마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와 달리 의사가 직접 치명적인 약을 주입하면 적극적 안락사, 의사가 처방한 치명적인 약물을 환자가 복용하면 조력자살에 해당한다.

유럽에서도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안락사를 합법화한 국가는 많지 않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2002년 이를 합법화했고, 룩셈부르크는 2009년 특정 말기 환자 사례에만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벨기에는 2014년 어린이에 대한 안락사를 허용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유럽 내 다른 나라들은 사례별로 소극적 안락사를 승인하거나 허용하고 있다.

스웨덴은 2010년 소극적 안락사를 승인했고, 영국은 2002년 이후 특정 사례에만 의료진이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역시 환자가 요청할 경우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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