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눈물의 사퇴'했지만…남양유업 추락한 신뢰 회복할까

입력 2021-05-04 16:13  

회장 '눈물의 사퇴'했지만…남양유업 추락한 신뢰 회복할까
갑질·불가리스에 도덕성 논란까지 최대 위기…경영 쇄신책 안 내놔
"가족 중심 폐쇄적 지배구조 탈피해 투명성 높여야"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효과를 과장해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비판을 받은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이 4일 눈물을 보이며 사퇴와 함께 경영권 세습 포기를 선언했다.
또다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경찰 수사도 받는 등 남양유업이 1964년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하자 악화한 여론을 달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불가리스 사태'가 불거진 지 21일 만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경영 쇄신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의 추락한 신뢰가 회복될지 미지수다.


불가리스 파문을 비롯해 잊을 만하면 생기는 논란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2013년에는 '대리점 갑질 사태'가 발생해 소비자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이후 매출이 꾸준히 하락해 국내 우유 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줬다.
홍 회장은 지난해 초에는 홍보대행사에 경쟁업체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지속해서 게시하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홍 회장 일가의 도덕성도 논란이다.
그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보직 해임됐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는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고, 현재는 절도 혐의도 받고 있다.


불가리스 논란에 대한 홍 회장의 사과와 사퇴에 대해서는 '늑장 대응'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지분을 매각한 것도 아니고 쇼다", "사장 일가가 완전 사퇴하지 않고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의미 없다" 등과 같은 싸늘한 반응도 나왔다.
남양유업 사태를 놓고 우리나라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폐쇄적 가족 경영의 단면이라는 지적도 있다.
작년 말 기준 현재 남양유업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홍 회장으로 51.68%를 보유하고 있고, 홍 회장의 부인과 동생 등 일가 주식을 합하면 53.08%에 이른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와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폐쇄적 지배구조 구조에서 탈피해 경영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회장 일가의 지분을 낮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이 자식에 무리하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하다가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번 사태가 그 사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후속 조치를 논의할 방침이다.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대표는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향후 경영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아직 이사회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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