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30년 만에 '대변인 자격' 흑인 여성 브리핑…"역사적"

입력 2021-05-27 08:02   수정 2021-05-27 16:58

백악관서 30년 만에 '대변인 자격' 흑인 여성 브리핑…"역사적"
장-피에르 수석부대변인 브리핑룸 데뷔…스스로 공개한 女동성애자로는 처음
아이티 이민자의 딸 "개인 아닌 미국인 대표"…사키 "그를 인정하는게 공정성 실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백악관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여성이 '대변인 자격'으로 브리핑룸 연단에 섰다.
카린 장-피에르(43)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 첫선을 보였다.
흑인 여성이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을 진행한 것은 1991년 조지 HW 부시 백악관 당시 주디 스미스 전 부대변인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자신을 여성 동성애자라고 공개한 인사가 백악관 브리핑을 한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하면서 이는 장래 백악관 대변인직을 위한 첫 오디션으로 보이는 과정에서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미스 전 부대변인은 훗날 ABC방송의 정치드라마 '스캔들'에서 백악관 출신 정치컨설턴트로 나오는 올리비아 포프 역에 영감을 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의 이날 브리핑은 50여 분간 이어졌다.
그는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소감을 묻자 "역사성에 감사한다"며 "이 연단에 서 있는 것, 이 방에 있는 것, 이 건물에 있는 것은 한 사람에 대한 게 아니라 미국인을 대표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대통령은 대표성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제게 이런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것은 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중 누구에 대한 것도 아니다"라며 "제가 여기에 있을 때마다 우린 진실하고 투명할 것이며, 그것이 대통령이 우리가 미국인과 소통하길 원하는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이티 이민자의 딸인 그는 진보 단체인 '무브온'에서 일했고, 2012년 버락 오바마 선거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MSNBC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바이든 캠프에 합류해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의 선임보좌관으로 활약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소수의 공동취재단을 상대로 브리핑을 간혹 해왔다. 하지만 이는 외부에서는 화면 없이 목소리만 들리는 것으로, 화면까지 나온 브리핑은 이날이 처음이다.
평소 젠 사키 대변인이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장-피에르는 다른 언론 참모들과 함께 브리핑룸 한쪽에 앉아 이를 지켜봤다.



장-피에르는 사키 대변인의 후임으로 거명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사키 대변인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임기가 1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키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은 백악관과 대변인실에서 중요한 날이다. 나의 파트너인 장-피에르가 처음 연단에서 완전한 브리핑을 한다"며 "혼자만의 힘으로 역사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공정성을 실현하는 것은 그의 재능과 총명함, 훌륭한 정신을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고 썼다.
다양성을 중시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전 백악관 공보팀 선임 참모 7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중 장-피에르와 해리스 부통령의 대변인 시몬 샌더스, 부통령실 공보국장 애슐리 에티엔이 흑인이다.
역시 미래의 백악관 대변인 물망에 오르는 샌더스는 이날 장-피에르의 브리핑 데뷔를 축하하면서 "선구자들이 자랑스럽다"고 트윗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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