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 연 베를린필, 김선욱과 진은숙 피아노협주곡 첫 협연

입력 2021-06-06 09:09   수정 2021-06-06 18:41

다시 문 연 베를린필, 김선욱과 진은숙 피아노협주곡 첫 협연
7개월만에 돌아온 관객 박수 멈추지 않아
브람스 생애 마지막곡 앙코르곡으로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와아~", "브라보"
5일(현지시간) 저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7개월 만에 다시 관객을 맞이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베를린필) 대공연장.
한 자리 걸러 한 자리씩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함성은 멈출 줄을 몰랐다.



이날 피아니스트 김선욱과의 첫 협연으로 공연을 재개한 베를린필이 처음 연주한 곡은 진은숙 작곡가의 피아노협주곡이었다.
진 작곡가가 1996∼1997년 작곡한 피아노협주곡은 베를린필에서는 초연이다.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프로그램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베를린필의 기조에 따라 선곡된 이 곡은 2014년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과 김선욱의 협연으로 발매한 앨범에 수록돼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클래식음반상'을 받았다.
진 작곡가는 이 곡과 관련, "나는 무엇보다 생명력과 리듬, 예술적 기교, 짧게 말하면 피아노의 반전 매력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베를린필은 전했다.


지휘자인 핀란드 출신 사카리 오라모와 함께 이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기대감에 찬 박수로 환영했다.
7개월 만에 울린 반가운 첫 음에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한 객석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이어 25분에 걸쳐 몰아치듯 4악장이 끝나자 관객들은 박수를 멈추지 못했다.
3차례의 커튼콜 끝에 다시 무대에 오른 김선욱은 앙코르곡으로 요하네스 브람스의 인터메조 Op. 118을 연주했다. 브람스의 생애 마지막 작품인 이 곡은 생을 돌아본 감정을 표현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잔잔하면서도 서정적 선율에 관객들은 물론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까지 감동에 겨운 모습이었다.


김선욱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를린필과의 첫 협연에 대해 "너무 신나는 일이었고 같이 연주하는 맛이 났다"면서 "진 작곡가님의 곡을 실연으로 연주할 기회가 많이 없는데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다니, 뜻깊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곡 해석과 관련해서는 "매번 해석이 달라지고, 지휘자마다 생각하는게 다르기 때문에 맞춰나가는 재미가 굉장히 있다"면서 "이번 연주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를린필이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 '전원교향곡'의 연주를 끝내자 관객들은 "와아~"와 "브라보"라고 함성을 지르며 5분 넘게 기립박수를 쳤다.
이날 1년 반 만에 음악회에 왔다는 프리드리히 랑에씨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첫 곡이 격렬하게 시작돼 적응이 좀 필요했지만,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면서 "앙코르곡은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카롤라 폰말테씨는 "다들 음악회에 온 지 너무 오래됐는데, 이렇게 다시 올 수 있게 되다니 정말 고마운 마음에 박수를 멈출 수가 없었다"면서 "상황이 계속 나아져 음악회에 자주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를린필은 코로나19가 급확산하면서 지난해 11월 2일부터 관객을 받지 않았다. 이후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줄어들면서 봉쇄 조처를 완화하기로 한 베를린시의 결정에 따라 이날부터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7개월 만에 공연을 재개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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