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작년 문대통령 조롱 발언…재선시 한미동맹 파기 언급"

입력 2021-07-20 18:12  

"트럼프, 작년 문대통령 조롱 발언…재선시 한미동맹 파기 언급"
WP 기자들 저서…"트럼프, 한국이 충분히 돈 안 낸다고 주장"
트럼프 "북 '성탄선물' 도발에 "꽃병 받았으면" 농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한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학교운동장 라이벌'처럼 놀리는 말을 했으며 작년 11월 대선 과정에서는 재선에 성공하면 한미동맹을 날려버리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내용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인 캐럴 리어닉과 필립 러커가 20일 출간한 저서 '나 홀로 고칠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의 재앙적 마지막 해'에 담겼다.
이 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한미동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미국의 현안을 경시하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다.
◇ "한국계 주지사 부인 참석한 만찬에서 문 대통령 조롱"
책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공화당 주지사들과의 만찬에서 장황한 연설을 하던 중 한국과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가 왜 그들을 방어해야 하나? 그들은 우리에게 충분히 돈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미주지사협회(NGA)가 주미 한국대사관과 함께 리셉션을 연 바로 다음 날로, 여기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계 부인을 둔 NGA 협회장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를 '한국 사위'라고 친근하게 불렀다.
책은 주지사 만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치 그들이 학교운동장 라이벌인 것처럼 문 대통령을 놀렸다"며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유미 호건은 거의 눈물을 흘릴 뻔했고 자리를 뜰 생각도 했지만, 평정을 유지했으며 호건 부부는 자리를 지켰다"고 썼다.
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말로 문 대통령을 놀렸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다.
호건 여사는 다음 주지사 행사에서 옆에 앉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에게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그의 부친과 관련해 사의를 표하면서 "대통령과 얘기해야 한다. 그가 한국에 대해 하는 말을 들었느냐"고 물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얼굴을 살짝 붉히고 고개를 저었으며 얼른 화제를 전환했다고 책은 전했다.

◇ "한미동맹 날려버리겠다…나토도 탈퇴" 으름장
책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한미 동맹을 날려버리고, 나토에서도 탈퇴하겠다는 뜻을 사적인 자리에서 암시한 적이 있다고 썼다.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포함한 핵심 참모진 회의에서 동맹국이 화두에 오르면 일부 참모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 전에 이들을 잘라내는 것이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그러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에 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런 발언이 나온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내 들고 나토와 한국 등 전통적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강력하게 압박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방위비 분담금을 최대 5배 수준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책은 그러면서 대선 당일이던 지난해 11월 3일 공화당 소속인 에스퍼 장관이 개표 방송을 보면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후보를 응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다 경질설이 나돌았는데, 최소 대선 후 며칠 간이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기간 군에 무슨 일을 할지 우려했기 때문이다.

◇ 북 성탄선물 도발에 "꽃병 받고파"…러 개입의혹엔 "중국얘기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내외의 심각한 현안과 관련해 가벼운 태도를 견지하는 에피소드는 책 곳곳에 등장한다.
2019년 마지막 날 마러라고에서 새해맞이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을 가볍게 받아넘기다가 북한이 '성탄절 선물'을 언급하며 도발 엄포를 놓은 데 대해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름다운 꽃병이기를 바란다"고 농담으로 받았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핵 전쟁 가능성은 가볍게 여기는 듯했다"고 꼬집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발생 초기 느린 진단검사 속도에 대해 "전혀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했던 트럼프는 주식시장의 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저자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주식시장을 자신의 '정치적 풍향계'로 여겨왔는데 2019년 2월 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어 국장이 코로나19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면서 시장이 흔들렸다.
이에 트럼프는 "그녀가 사람들을 겁주고 있다. 정말 죽겠다"고 화를 냈다.
책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발끈하면서 화제를 중국, 이란, 북한 같은 다른 나라로 돌리려 했다고 썼다.
2020년 8월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가 러시아가 조 바이든 후보를 깎아내리려 다양한 수단을 쓰고 있다고 평가하자 트럼프는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어 선을 그으면서 취재진에게 "여러분은 (질문을) 러시아로 시작했는데, 왜 중국으로는 시작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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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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