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캄차카서 마을에 나타난 곰 쫓으려 총 쐈다가 주민 살해

입력 2021-08-10 21:52  

러 캄차카서 마을에 나타난 곰 쫓으려 총 쐈다가 주민 살해
현지 주의회 의원이자 갑부 기업인 체포…"법정 처벌받을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캄차카주의 주의회 의원이자 갑부 기업인이 마을에 나타난 곰을 쫓으려고 총을 쐈다가 실수로 근처에 있는 사람을 맞혀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캄차카주 주의회 의원이자 포브스(Forbes)지 갑부 명단에 오른 기업인인 이고리 레디킨(55)이 지난 2일 캄차카주 우스티-볼셰레츠키 구역 오제르놉스키 마을에서 실수로 한 남성을 살해했다고 시인했다.
레디킨은 이날 보좌관을 통해 내놓은 성명을 통해 "(지난 2일) 오제르놉스키 마을 쓰레기하치장에 곰이 어슬렁대고 있다는 얘길 듣고 마을 주민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총으로 곰을 쫓으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황혼 무렵에 곰을 향해 총을 쐈는데, 같은 시간에 사격 지점에서 현지 주민이 (내가 쏜 총에) 부상해 나중에 병원에서 숨진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실치사 사실을 인정하면서 "법원이 정하는 벌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의 주의회 의원인 레디킨은 당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다음 달로 예정된 지방 의회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으며 당적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위원회 캄차카 지부는 지난 2일 오제르놉스키 마을 쓰레기장에서 총격 사고로 30세 남성이 부상한 뒤 병원에서 숨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사당국은 레디킨 의원이 살인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그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 러시아어판에 따르면 레디킨은 어획 및 수산물 가공회사, 항공운송회사, 관광 회사 등을 소유한 갑부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개인소득 7억1천570만 루블(약 112억 원)로 '러시아 최고 갑부 공무원·의원 순위' 20위에 올랐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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