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넘기고 공관에 방치하고…美英 협력인 명단 관리 허술

입력 2021-08-27 10:39   수정 2021-08-27 17:42

탈레반에 넘기고 공관에 방치하고…美英 협력인 명단 관리 허술
공항 이동길 탈레반 검문소 통과 이유…미 국방부·의회 일각 비판론
영국은 철수하면서 명단 남겨…직원과 가족, 공항 주변서 구조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미국이 카불 공항으로 이동하는 자국 시민과 아프간 현지 협력자들이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이들의 명단을 탈레반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궁극적으로 이번 대피 작전에서 아프간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현지인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시간) 의회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미국이 수만 명의 아프간 현지인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탈레반에 이들의 명단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명단에는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 아프간특별이민비자(SIV) 신청자들이 포함됐다.
탈레반은 카불 점령 이후 공항으로 가는 길에 검문소들을 설치하고 현지인들의 카불 공항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4일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 10만명 이상을 아프간으로부터 탈출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폴리티코의 관련 질문에 "그런 명단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탈레반과 접촉해 버스로 사람들을 공항으로 옮겼고 탈레반은 이를 통과시켰다면서 "(예로) 12명의 명단이 있고, (탈레반은 버스에 탄) 그들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미국 의회 내 기밀 브리핑 자리를 통해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인과 현지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미군과 탈레반 사이에 총격전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공항 인근에 수많은 인파가 도착해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특별비자 신청자들에게는 공항으로 오지 말고 입국 허가를 받을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그 이후 탈레반에 제공되는 명단에는 아프간 현지인들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25일 현재 미국 여권과 영주권 소지자만 대피 대상자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명단에 있는) 모든 아프간인을 살해 대상에 올려놓은 것"이라며 "끔찍하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날 카불 공항 인근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더 자세한 사항을 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면서 "분명한 점은 우리가 미국인의 안전과 관련해 탈레반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지난 15일 카불의 대사관에서 철수할 때 아프간 현지 직원과 채용 지원자 7명의 명단이 있는 서류를 대사관에 남기는 실수를 했다고 영국 매체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아프간 주재 영국대사관은 현재 탈레반에 의해 점령된 상태다.
더타임스 취재진이 발견한 서류의 명단에 전화를 한 결과 직원 3명과 그 가족 8명이 카불 공항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인근에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후 영국 외무부는 직원 3명과 그 가족의 안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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