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포기 않는 캐러밴…멕시코 남부서 연일 군경과 충돌

입력 2021-09-03 00:44  

미국행 포기 않는 캐러밴…멕시코 남부서 연일 군경과 충돌
멕시코에 발묶인 아이티 등 이민자들, 당국 저지에도 계속 북상 시도
멕시코 대통령 "이민자 막기만 할 순 없어"…미국에 해법 마련 촉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으로 가려는 중미, 카리브해 등 출신의 이민자들과 이들의 북상을 막으려는 멕시코 군경이 멕시코 남부 국경 지역에서 연일 충돌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들에 따르면 과테말라와 국경을 접한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캐러밴의 북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캐러밴'은 걷거나 차를 타고 무리 지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키는 말로, 미국행 이민자들은 여정 중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집단이동을 택하곤 한다.
타파출라에서 출발한 이민자들은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가기 위해 과테말라에서 넘어온 이들이다. 아이티인이 다수이고, 쿠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베네수엘라 등 출신도 섞여 있다.

멕시코는 이들에게 경유지에 불과하지만, 멕시코 당국은 이들의 망명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이동을 제한하고 있어 이민자들이 길게는 1년까지도 타파출라에 발이 묶여 있었다.
이민청 예약은 내년 초까지 밀려있고 수중에 돈도 떨어진 이들은 더 참지 못하고 지난달 말부터 함께 모여 도보 이동을 시도했다.
멕시코가 남부에 병력을 대거 배치해 이들의 이동을 저지하고 나섰으나, 전날도 300명가량으로 이뤄진 세 번째 캐러밴이 먼 미국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어린 아이를 둔 젊은 사람들이고, 임신부도 있었다고 멕시코 방송 텔레비사는 전했다.
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는 텔레비사에 "여기(타파출라)서 우리는 죄수 신세다. 길에서 잠을 자고 강도도 당했다.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캐러밴과 당국의 충돌이 연일 이어지는 과정에서 과도한 무력 진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멕시코에 "폭력과 자연재해로부터 탈출한 아이티와 중미 이민자들을 인도적인 관점에서 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남부의 캐러밴 사태와 관련해 "이민자들의 멕시코 통과를 허용하면 북부 국경 등에서 인권 침해를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남부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자들을 억제하기만 할 수는 없다.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좋아서 온 이들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온 이들"이라며 내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중미 개발 투자 등의 해법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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