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이퍼링에 달러 강세…2014년과 차별화하나

입력 2021-10-18 11:49  

미국 테이퍼링에 달러 강세…2014년과 차별화하나
테이퍼링 효과, 환율에 이미 반영…달러 선호 지속 예상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미령 기자 = 미국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가 다가오면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말 테이퍼링 시작을 예고했으나, 지난 13일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다음 달에서 오는 12월 중순 테이퍼링에 나서 이르면 내년 중반쯤 자산 매입을 마무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추가 상승 우려가 확산해 국내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이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 세계 경기 여건이 이전에 미국이 테이퍼링을 했던 2014년과 다소 차별화 돼 달러가 초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 미국 연준, 2014년에도 테이퍼링 단행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2014년에도 테이퍼링을 단행했다. 그해 1월부터 월 850억달러 규모의 3차 양적 완화 규모를 통화정책 회의 때마다 100억달러씩 축소해 10월에 양적완화를 마쳤다.
2014년 당시에는 미국과 나머지 국가 간 경기 격차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미국 경기는 연초 기록적인 한파로 둔화세를 보이다가 그 해 후반 들어 고용과 제조업 경기 개선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정상화했다. 하지만, 유럽과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은 연말까지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전 세계 경기 여건을 보면, 유럽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고 아세안 경제도 올해 3분기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영향으로 둔화세가 심화한 상황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14년 당시 1.6%로 당시 연준의 목표치인 2.0%를 하회했지만, 현재는 5∼9월 5%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며 미국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통화정책을 보면 2014년 10월 연준이 테이퍼링을 종료한 시점에 유럽과 일본은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장기 저물가) 해결을 위해 오히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강화했다.
유럽은행(ECB)은 2014년 6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사상 최저치인 0.15%로 내리고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일본은 양적완화 규모를 2014년 10월 기존 6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렸다. 한국은행도 당시 8월과 10월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렸다.




◇ "테이퍼링, 환율에 선반영"…"달러 선호는 여전"
최근 유럽은행은 2014년 때처럼 연준의 행보와 달리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경기 회복세와 높은 물가 수준을 고려해 오는 12월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해 조기 긴축에 나서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에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고했다.
대신증권[003540]은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 금리 인상 여파로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는 2014년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 테이퍼링 영향이 달러화 가치와 원/달러 환율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안영진 SK증권[001510] 연구원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테이퍼링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른데다 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로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영향을 미쳤다"라며 "미국 통화정책 관련 이슈가 이미 상당 부분 환율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불안이 완화하고 단계적 일상 회복(워드 코로나)과 함께 경제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하면 환율은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이퍼링을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면 그때부터 불안감이 잦아들 것"이라며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을 1,130원 정도로 전망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내 선제적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는 2014년보다 완화돼 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환율 상방 압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달러화 선호 요인이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영진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나가고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면 유로화나 신흥국 통화보다 달러 수요가 높을 것"이라며 환율은 당분간 1,100원대 후반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indigo@yna.co.kr,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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