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상사 3부작' 리쩌허우 별세…80년대 中청년 정신적 스승

입력 2021-11-03 19:49   수정 2021-11-04 08:01

'중국사상사 3부작' 리쩌허우 별세…80년대 中청년 정신적 스승
中-서양철학 근본 차이에 천착…톈안먼 사태때 정부와 불화후 도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사상계의 거목으로 평가받아온 철학자 겸 미학자 리쩌허우(李澤厚)가 별세했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이 3일 전했다.
리쩌허우의 제자인 자오스린 씨는 리쩌허우가 2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91세의 일기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신경보에 따르면 1930년 후난(湖南)성에서 태어나 1954년 베이징(北京)대 철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80년대 미학 열풍 속에 중국 청년들의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을 받았고, 지식계에서의 영향력이 지대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 동안 계속된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허난(河南)성에 하방(下放.지식인 청년들을 지방으로 보내 노동에 종사시키는 재교육 프로그램)됐던 고인은 1970년대 후반 중국에 불어온 개혁개방의 새 바람 속에 주요 저작을 잇달아 펴내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고인은 1979년 '중국근대사상사론'을 쓴 것을 시작으로 1985년에는 관심 영역을 고대로 넓혀 '중국고대사상사론'을 펴냈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중국현대사상사론'을 펴냄으로써 '리쩌허우 중국사상사론' 3부작을 완성했다.
고인은 서양 사상의 새로운 탈출구를 유교 등 중국 전통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 철학과 서양 철학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에 대해 깊이 사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때 중국 정부 및 공산당과 불화한 일은 널리 알려져 있다.
고인은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무시하지 말고 귀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일 등으로 인해 당국에 의해 시위 교사범으로 지목당했다. 그로 인해 그의 저서는 한때 '금서'가 됐고, 정부와 동료 문인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고인은 미국으로 떠나 콜로라도대 등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며 여생을 보냈다.
파리 국제철학원 종신 회원이자 미국 콜로라도대 명예 인문학 박사였던 고인은 생전 독일 튀빙겐대, 미국 미시간대, 위스콘신대 등에서 객좌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표 저서로는 중국사상사론 3부작 외에 '미의 역정' '역사본체론' '비판철학의 비판' 등이 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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