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의회선거 보이콧' 운동에 중국, "투표 해야" 강조

입력 2021-12-07 13:30  

'홍콩 의회선거 보이콧' 운동에 중국, "투표 해야" 강조
홍콩선거제 개편 반발로 '백지투표 운동' 등 벌어지자 대응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한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입법회(의회) 선거를 앞두고 투표를 독려하고 나섰다.
선거제 개편에 대한 반발로 백지투표 운동 등이 벌어지면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자 이례적으로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의 샤바오룽(夏寶龍) 주임은 전날 '홍콩의 중국 개혁개방 참여'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오는 19일 실시되는 홍콩 입법회 선거를 두고 "투표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일국양제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번창하는 국가에 대한 희망, 홍콩의 번영과 안정에 대한 바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대해 이반 초이(蔡子强) 홍콩중문대 정치행정학 선임 강사는 명보에 "홍콩 선거를 불과 2주 앞두고 중국 국무원 고위 관리가 선거와 관련된 연설을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중국 정부가 투표율을 포함해 홍콩 입법회 선거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샤 주임은 이번 선거에 대한 외국의 비판을 반박하고자 한 듯 하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그는 "투표를 일국양제에 대한 신뢰로 연결지으면 투표율이 낮게 나올 경우 많은 말이 나올 것"이라며 "투표율이 낮으면 당황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유권자들은 지금껏 일국양제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후보가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지를 보고 투표를 해왔다"고 꼬집었다.
케네스 찬(陳家洛) 홍콩 침례대 부교수는 "홍콩 사람들과 중국 정부는 선거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매우 크다"며 "둘은 공통의 언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선거제를 칭찬하면 할수록 단점이 더 노출될 뿐"이라고 말했다.



샤 주임은 버스 기사, 전기 기사, 쪽방촌 주민, 임대주택 주민 등 이전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계층이 후보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번 홍콩 입법회 선거가 다양한 빛깔의 민주적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이번 선거제 개편을 통해 건강한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바뀐 선거제로 인해 출마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번 입법회 선거에 홍콩 민주진영은 아무도 출마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90명의 의원을 뽑은 이번 선거에 친중 진영 일색의 후보 153명이 출마하면서 선거는 열기를 얻지 못하고 했는데, 이들이 내세운 공약마저 천편일률, 대동소이하다고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분석했다.
심지어 중국 정부가 후보들을 사전조율한 상황에서 무투표 당선은 피하고자 들러리 출마자들을 구색 맞추기용으로 내세웠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백지투표'를 통해 저항의지를 보여주거나 투표를 거부해 사상 최저 투표율을 만들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거 보이콧이나 백지투표는 홍콩인들이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마지막 수단 중 하나"라는 내용의 홍콩 입법회 선거 관련 논평을 실어 홍콩 정부가 발끈했다.
WSJ은 홍콩 입법회 선거는 "중국이 홍콩에 약속한 자치를 뭉개고, 정치적 탄압을 해외에서도 행사하려는 것을 보여주는 엉터리 투표"라고 비판했다.
이에 에릭 창 홍콩 정제 및 내지사무국 국장은 전날 WSJ에 게재한 반박 글을 통해 해당 논평이 선동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홍콩은 그와 관련해 필요한 행동을 취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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