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美 '외교적보이콧' 평가절하…"초청도 안했다"

입력 2021-12-08 13:36  

중국 매체, 美 '외교적보이콧' 평가절하…"초청도 안했다"
환구시보 "훠궈의 거품…걷어내면 그만"
정부 고문 "거절 위험에 애초 초청장 보낼 생각 없었다"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한종구 특파원 =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것) 선언에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의 결정을 비난하면서도 초청한 적도 없다며 파장을 축소하려는 모습이다.
대외 강경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8일자 사설에서 "미국 정부 대표가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한 것은 중국인에게는 훠궈(火鍋·중국식 샤부샤부) 위에 떠 있는 거품과 같다"며 "많은 사람은 거품을 무시하고 음식을 즐기고, 어떤 사람들은 숟가락으로 떠서 버리기도 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미국이 어떤 꼼수를 부리든 중국은 더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잘못된 방식으로 살도록 내버려 두자"고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신장 지역에서 '제노사이드'(종족 말살)라는 거짓말을 날조하고 있다"며 "이념적 편견과 거짓에 근거해 베이징올림픽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초청장도 없이 일방적으로 보이콧을 하는 것은 매우 치사한 정치적 제스처"라며 "이것은 화성에 가는 것을 보이콧하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결정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은 동계올림픽에 자국 선수들이 갈 것이라며 휴머니티를 강조하지만, 가짜 제노사이드 의혹을 제기하며 많은 선수의 경력을 위태롭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보이콧은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능한 한 많은 세력을 동원해 중국을 비난하고 다른 나라들에 선택을 압박하며 국제적 영향력을 검증하려는 신호와 같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에 대비하고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이미 오래전 세계 지도자들의 참석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해 초청 명단을 축소하고 있었다"며 "중국은 미국이 상호 전략적 경쟁의 일환으로 보이콧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미 심적으로 대비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자오커진(趙可金) 칭화대 사회과학학원 부원장은 SCMP에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국력이나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역량을 보여줄 기회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을 통해 국력을 과시했고, 엄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정책 탓에 외빈이 많이 올수록 방역 비용만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 고문인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학 교수도 중국이 공개적으로 거절당할 위험이 있어 미국 측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고 봤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그 주요 동맹의 관리들이 불참하는 상황에 심적으로 대비돼 있었다"며 "그들이 빨리 발표하건 막판에 발표하건, 혹은 발표도 없이 불참하더라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중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맞서 다양한 접근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상황은 아직 냉전 시대처럼 나쁘지 않으며 서방 지도자가 아예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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