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법 "봉쇄로 문닫은 자영업자 임대료 인하요구권 인정"

입력 2022-01-14 09:43  

독일 대법 "봉쇄로 문닫은 자영업자 임대료 인하요구권 인정"
"팬데믹 봉쇄는 임차인이 감당할 수 있는 통상의 위험 아냐"
임대료 인하폭은 매출감소·정부지원금 등 고려해 개별로 결정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연방대법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면봉쇄로 영업을 못 한 자영업자나 소매상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권한이 있다고 결정했다.
13일(현지시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현재 매체에 따르면 연방대법원 민사12부는 12일 "자영업자나 소매상이 당국의 명령에 따라 문을 닫은 것은 영업 기반에 대한 방해로 귀결됐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판단은 원칙적인 이해관계와 관련한 법률문제를 명확히 해주는 원칙 결정(Grundsatzentscheidung)으로 앞으로 하급법원에서 유사한 소송이 제기될 때 판결의 기준이 된다.
임대료 인하를 어느 정도로 할지는 손실의 규모와 해당 손실을 국가가 얼마나 보전했는지 등에 따라 개별소송을 통해 결정된다.
연방대법원은 그러나 임대료의 50%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라는 2심은 깨고, 사건을 드레스덴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의류할인점 키크의 작센주 켐니츠지점은 독일이 코로나19로 영업장을 전면봉쇄한 2020년 4월 임대료 7천854유로(1천67만원)를 깎아달라는 요구를 임대인이 거부했다며 켐니츠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법원의 판결은 엇갈렸다.
1심인 켐니츠 지방법원은 임대인이 임대료 전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고, 2심인 드레스덴 고등법원은 임대인이 난방비와 부대비용을 뺀 임대료 절반을 깎아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당시에는 임차인이 영업 중단에 따른 손해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지가 법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었다.
이에 따라 독일의 많은 하급법원은 임대인이 공간을 변함없이 제공했다며 임차인의 임대료 인하 요구를 기각했다.
연방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독일의 첫 전면봉쇄로 피해를 본 민간 사업장의 비용 분쟁을 법정에서 판가름하는 기준이 생긴 셈이다.
연방대법원은 "전면봉쇄에도 영업공간이 계속 제공돼 임차대상의 결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영업자나 소매상은 정부의 명령에 따라 영업의 기반이 정지됐기 때문에 임대료 인하에 대한 권한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계약의 정치·경제·사회적 기본조건의 기반이 팬데믹으로 중대하게 훼손됐다"며 "이에 영업하는 임차인이 변함없이 계약을 준수하라고 요구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으로 영업장의 문을 강제로 닫는 것은 임차인이 져야 하는 통상의 위험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봉쇄로 임차인의 본 손실은 경영상 결정이나 이익을 예상만큼 얻지 못한 결과가 아니라 국가 개입에 수반한 결과여서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생활 위험이 됐다"면서 "이는 어느 계약 상대자에게도 홀로 할당될 수 없는 위험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인하해야 할 임대료의 규모는 개별 사안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먼저 구체적으로 해당 지점의 매상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결정적이고, 두 번째로 국가 지원 액수나 보험으로 배상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차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차인이 문을 닫았던 동안 손실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이나 거리 판매 등 대체 수단을 강구했는지도 임대료를 인하할 때 고려해야 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또 팬데믹 와중에도 이전 영업 수준을 유지했다면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