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 영국과 영토분쟁 차고스 제도에 첫 국기 게양

입력 2022-02-15 20:29  

모리셔스, 영국과 영토분쟁 차고스 제도에 첫 국기 게양
과학탐사 형식으로 방문해…영국 외무부 "우리 영토 불변" 고수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가 14일(현지시간) 영국과 영토분쟁 중인 차고스 제도에 처음으로 모리셔스 국기를 게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리셔스 관리들은 이날 페로스 반호스 섬에 적색, 청색, 황색, 녹색이 어우러진 모리셔스 국기를 게양하고 모리셔스 국가까지 불렀다.
국기 밑에는 금속 명판도 설치해 산호초 등 과학탐사차 이곳에 모리셔스 사절단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국기 게양식에는 자그디시 쿤줄 주유엔 모리셔스 대사가 참석했다.
그는 과거 영국인들이 식민지를 세울 때 하던 방식을 따라서 '상징적'으로 국기를 게양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항상 우리 영토였던 것에 대해 다시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사전에 녹음해 이날 섬 해변에서 차고스 원주민, 모리셔스 관리, 미디어 방문단에 들려준 메시지에서 "모리셔스가 사상 처음으로 우리 영토에 어떤 외국(영국)의 호위 없이 방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기 게양식 후 가디언과 전화통화에서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다. 국제사회와 국제기구들은 이미 여기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건 합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은 영국령 인도양지역(차고스 제도)에 1814년 이후 계속해서 주권을 갖고 있다는 데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과학조사는 모리셔스 측에서 알려와 영국도 사전에 양해하고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까지 차고스 제도에 살던 주민 약 2천명을 강제로 내쫓고 차고스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디에고 가르시아에 기지를 세워 미군에 빌려주고 있다.
이 해군 및 공군 기지는 인도양 한복판에 있어 미군에 중동과 남아시아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한다.
모리셔스는 1968년 독립했으며 영국이 독립 직전에 차고스 제도 등 자국 영토를 분할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모리셔스는 아프리카 대륙 동남쪽에서 2천㎞ 정도 떨어져 있으며 차고스 제도는 모리셔스에서 동북쪽에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019년 차고스 제도가 모리셔스 영토라고 판결하고 같은 해 유엔도 총회에서 모리셔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도 유엔은 지도에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 영토로 표시했다.
그러나 영국은 ICJ의 판결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 군사적 가치 때문에 차고스 제도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모리셔스, 세이셸 등으로 쫓겨난 차고스 원주민들에게 10년에 걸쳐 4천만파운드(약 650억원) 보상을 했으나 원주민 귀환은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배를 타고 온 모리셔스 방문단에는 차고스 원주민들도 일부 포함됐으며 이들은 상륙 당시 땅에 이마를 맞대고 나중에 해변에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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