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어산지, 美송환 위기…英대법원 상고기각

입력 2022-03-15 11:42  

'위키리크스' 어산지, 美송환 위기…英대법원 상고기각
변호인단 "극도로 실망…법적 대응 계속할 것"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영국에서 수감 중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상고가 영국 대법원에서 기각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대법원 대변인은 "대법원은 해당 상고를 기각했으며 이유는 (항소심과) 이견의 여지가 있는 법적 관점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되려면 영국 정부의 승인 등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
하지만 미국 송환을 피하려는 어산지의 법적 투쟁은 이날 판결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미군에서 2010년 유출된 70만 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했다.
미국의 1급 수배 대상이 된 그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9년 4월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은 그를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기소하고 영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은 영국 정부는 이를 수락했지만 범죄인 인도를 위해서는 영국 법원의 승인이 필요해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작년 1월 1심 재판부는 어산지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수 있다며 미국 송환을 불허했으나 같은 해 2월 2심 재판부는 하급심 판단을 뒤집고 송환을 허용했다.
다만, 대법원 상고가 기각됐다고 해서 어산지가 반드시 미국에 송환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 내무부가 송환을 승인해도 이를 대상으로 다시 사법심사를 요청해 적법성을 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인권재판소로 사건을 끌고 가는 방안도 거론된다.
어산지 측 변호인단의 일원인 배리 폴락은 이번 결정에 "극도로 실망했다"며 "어산지는 진실하고 뉴스 가치가 있는 정보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형사 기소에 직면하게 될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도록 법적 절차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넘겨받은 영국 내무부에도 조만간 의견을 낼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어산지가 기밀 문건을 유출해 미국 정보원의 생명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입장이나, 그의 지지자들은 그의 행동이 저널리즘적으로 온당했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따른 보호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변호인단은 그런 그가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최장 17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미국 당국은 형량이 그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