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美中로마회동서 이견…정상 조기소통 어려울듯"

입력 2022-03-16 11:20   수정 2022-03-16 15:27

[우크라 침공] "美中로마회동서 이견…정상 조기소통 어려울듯"
중화권 매체들 설리번-양제츠 회동 평가…"中, 미국의 덫에 빠지지 않았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14일(현지시간) 로마에서 회동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긍정적 기여를 할 '돌파구'는 찾지 못했다고 중화권 매체들이 평가했다.
작년 10월 설리번과 양제츠의 '취리히 회동'은 그다음 달 양국 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됐지만 이번 회동은 양국 정상 간 직접 소통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중국과 미국이 우크라이나 긴장 심화 속에 더 멀어졌다"며 "양국 정상이 조기에 직접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에서 발표한 회담 결과 자료에 공통되는 기반이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양국이 분열돼 있기 때문에 예상됐던 일이라며 "지금 중·미 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 교수는 진단했다.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을 포함, 미중 간에 더 넓어진 대치 전선을 감안할 때 미중 정상 간의 대화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로마 회동 후 양측은 자신들의 입장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확인했을 공산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스 교수는 또 작년 11월 양국 정상이 영상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 두 나라 관계에 어떤 진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 사회과학원의 한 미국 전문가는 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중이 양국 관계를 재평가하는 단계라고 진단하면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좀 더 분명해지기 전에는 정상 간 소통이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국이 가까운 협력자인 러시아와 맺고 있는 관계도 미·중 조기 소통을 예상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2월24일)하기 20일 전인 지난달 4일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 파트너십에 한계가 없다고 선언했던 터에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다면 푸틴이 반발할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또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로마 회동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일관된 입장을 고위 관계자를 통해 직설적으로 설명하는 기회가 됐다는 전문가들 견해를 소개했다.
미국이 중·러 관계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악의적으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대만 문제와 연결하고 있는데, 중국은 미국이 쳐 놓은 이 같은 '덫'에 걸리지 않았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진단했다.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한 우신보 푸단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로마 회동에서 미국의 최우선 의제는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었지만 그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고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움직임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다른 기사에서 중국이 유럽 국가들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시스템에서 탈피해 러시아와 이른바 '불가분의 안보' 메커니즘을 수립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부세력'인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확장이 러시아에 '안보 위협'이 되고, 그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다시 유럽의 안보를 악화시키는 악순환 구조이므로 미국 주도의 나토를 대체할 유럽과 러시아 간의 새 안보 기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불가분의 안보'는 일국의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 외교 당국자들이 나토의 동진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누차 거론해온 개념이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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