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안나가던 신규 전세 거래도 '꿈틀'…급전세 계약 늘어

입력 2022-03-22 11:45   수정 2022-03-22 14:00

대선 이후 안나가던 신규 전세 거래도 '꿈틀'…급전세 계약 늘어
시세보다 1억∼2억 낮은 금액에 거래…"한 달 비어있던 전셋집 나가"
규제완화 기대감, 전세대출 '숨통' 영향…전셋값은 안정세, 월세는 불안 지속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3·9 대선' 이후 서울지역의 일부 아파트 호가가 오르고 매수 문의도 늘어난 가운데 꽉 막혀 있던 신규 전세 거래에도 다소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재계약 외에 신규 전세시장은 방학 이사철이 무색할 정도로 빙하기가 이어졌는데 대선 이후 '급전세' 위주로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대출 규제 완화와 임대차 3법 전면 재검토 여부가 전월세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 대선 후 급전세 찾는 세입자 늘어…한 달 이상 빈집 전세 계약
22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학군 인기 지역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의 전세는 6억원, 전용 59㎡는 4억3천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동일 주택형의 전세가격이 현재 각각 8억원, 6억원에도 나와 있지만 이보다 1억7천만∼2억원 낮춘 급전세들이 우선 거래된 것이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시장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재계약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신규 전세는 지난 가을 대비 2억원 가까이 낮춘 금액에도 거래가 안 됐는데 지난주 갑자기 여러 건이 소화됐다"며 "이달 초까지 급전세도 안 나가더니 대선 이후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신규로 나온 전셋집은 들어올 세입자가 없어 한 달 이상 비어 있는 곳도 있었는데 이번에 일부 소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도 마찬가지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 가을의 10억원 대비 2억원 이상 싼 7억5천만∼8억5천만원까지 떨어졌던 급전세들이 지난주에 일부 계약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방학 이사철에도 그렇게 안 나가던 전세가 지난주 들어 돌기 시작했다"며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꽤 장기간 정체돼 있던 급전세 중심으로 계약이 됐다"고 전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역시 대선 이후 신규 급전세들이 몇 건 거래됐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가을보다 1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급한 전세 물건들이 계약됐다"며 "그동안 전세가 안 나가 물건이 쌓이고 있었는데 대선 이후 거래가 조금 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막혔던 전세 거래가 일부 늘어난 것은 대선 이후 전반적인 규제완화 기대감과 함께 윤 당선인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폐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완화 공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꽉 막혔던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풀릴 조짐을 보이면서 급전세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움직였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대선 이후에는 그간 전세자금대출 중단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마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대출이 안돼 이사를 못 하는 세입자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한동안 막혔던 대출이 다소 풀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 전셋값 불안 조짐은 '아직', 월세는 강세…대출 규제 완화·임대차 2법 개정 변수
다만 대부분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전세들만 소화되면서 아직 전셋값이 뛰는 등 불안한 모습은 아니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월 말 조사 이후 7주 연속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7월 말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소멸된 전세가 시중에 나오더라도 당초의 우려와 달리 신규 전셋값이 크게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 전셋집을 찾아야 하는 세입자는 4년 전과 비교해 전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전세 시세가 안정적이어서 신규 전셋값을 더 밀어 올리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전세대출이 본격적으로 원활해지면 전셋값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른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주거 상향 이동'을 포기했던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와 달리 월세가격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급전세가 나와 있지만 집주인들이 시세대로 전세 재계약을 원하면서 전세 인상분을 상당수 월세로 돌리고 있어서다.
종합부동산세 등 급등한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하려는 집주인도 많다.
특히 최근의 금리 인상도 월세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시중의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이 은행 이자보다 월세를 올려주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마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월세를 계산할 때 보증금 1억원에 30만원을 받았는데 올해 들어서는 1억원에 35만원으로 올랐다"며 "전월세전환율이 3.6%였는데 4.2%로 올라간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하는 부동산테크 시세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는 임대차 2법 시행전인 2000년 7월 보증금 1억원에 평균 215만원이던 보증부 월세금액이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1억원에 277만5천원으로 29% 상승했다.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 전용 84㎡는 2020년 7월 보증금 1억원에 평균 110만원이던 월세가 현재는 164만원으로 무려 49% 뛰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월세가 뛰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앞으로 대출 규제 완화와 더불어 새 정부의 임대차법 손질 방향이 전월세 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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